벌써 3번째 퇴장, 성숙한 관중 문화 절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22 05: 58

페어볼 잡기-오물 투척-고성방가  
야구 관람 문화 보다 성숙해져야
벌써 3번째, 올 시즌 KBO리그 관중 퇴장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것도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선수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들이 발생되고 있다. 팬들의 의식 개혁과 구단 차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졌다. 

지난 21일 대전 kt-한화전. 4-4 팽팽하게 맞선 6회초 kt 공격 2사 1·3루에서 이대형이 좌익선상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절묘하게 스핀이 먹힌 타구는 선상 안에서 떨어진 뒤 굴절되며 좌측 펜스로 향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오정복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박기혁도 3루를 지나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데 양성우 뒤로 빠진 공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한 3루에서 좌측으로 연결된 '익사이팅존'에 있던 한 남성 관중이 팔을 뻗어 페어 된 공을 낚아챈 것이다. 이 관중은 곧장 공을 한화 좌익수 양성우에게 넘겨줬지만 경기 방해에 따라 이미 볼 데드가 된 상황. 심판진 재량에 따라 '인정 2루타' 처리됐고, kt는 2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1득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kt 조범현 감독이 어필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 방해를 한 관중은 이닝을 마친 뒤 공수교대 시간인 오후 7시42분 심판 지시와 경호요원에 의해 퇴장 조치됐다. 한화뿐만 아니라 대부분 구단들의 입장권 티켓 뒷면의 약관에는 '경기 및 타인에게 방해되는 행위를 할 경우 퇴장 또는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다. 방해 행위에는 음주 소란, 포격, 욕설, 투척, 애완동물 동반 등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공교롭게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올 시즌 벌써 두 번째 관중 퇴장이다. 지난달 28일 KIA-한화전에서는 포수 후면석 다이렉트존에서 김성근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든 관중 4명이 퇴장 조치를 당했다. 경호요원들이 현수막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관중 2명이 소리를 질러 소란을 피웠고, 다른 관중들에게 방해가 됐다는 이유로 일행 전원 퇴장 처리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8일 마산 한화-NC전에서는 오물 투척으로 시즌 첫 퇴장 관중이 발생했다. 7회초 한화 공격에서 갑작스럽게 페트병이 그라운드에 날아들었고, 자칫 경기를 하던 선수들이 크게 다칠 뻔했다. 이 관중은 즉각 퇴장 조치돼 경찰서로 연행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NC 구단은 이튿날 오물 투척과 경기 운영 차질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처럼 지난 몇 년간 KBO리그에는 몇 차례 관중 퇴장이 없지 않았다. 지난 2012년 6월1일 사직 넥센-롯데전에는 박병호가 3루 라인선상으로 페어 타구를 쳤는데 익사이팅존에 있던 남성 관중이 공을 가져갔다. 이 관중은 경기 방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공을 잡은 후 전화 통화를 하며 즐거워했지만 경기 방해를 이유로 퇴장되고 말았다. 
지난해 8월25일 문학 KIA-SK전에서는 포수 후면석에 앉은 여성 관중이 심판에게 모욕적인 욕설을 남발,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퇴장 조치됐다. 몇 년에 한두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관중 퇴장 사례가 올 시즌에는 벌써 3번이나 발생할 만큼 눈에 띄게 잦아졌다. 구단 차원에서 대대적인 관람문화 계도와 팬들의 보다 성숙된 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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