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선발투수 최대한 길게 가져가
불펜 활용법은 복귀 이전처럼 그대로
선발은 길게, 불펜 활용법은 그대로. 한화 김성근 감독이 허리 수술 후 돌아온 2경기에서 나타낸 마운드 운용의 특징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일 대전 kt전부터 허리 수술을 딛고 현장 복귀했다. 김 감독은 복귀전을 앞두고 "밖에서 보니 역시 투수가 너무 모자라더라. 어느 팀이든 당장 투수력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다. 지금 갖고 있는 선수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변화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복귀 후 2경기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 가는 것이다. 20일 경기에서 송은범이 6⅔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국내 선발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했고, 21일 경기에서는 7년 만에 깜짝 선발등판한 윤규진이 5이닝 94구로 생각보다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 윤규진에 대해 "3~4이닝 정도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자 6회에도 그대로 밀어붙였다. 평소 김성근 감독 스타일이었다면 시작부터 불펜을 가동하는 게 정상이었다. 2회부터 박정진과 송창식이 몸을 풀며 불펜에서 등판 대기하고 있었다.

윤규진은 6회 선두 박경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앤디 마르테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의 위기가 되자 정민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투구수 92개에서 교체가 예상됐지만 윤규진을 다시 한 번 믿었다. 그러나 이진영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한 뒤 교체됐다.
무사 1·2루에서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좌완 박정진이었다. 그러나 박정진은 김상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대타 오정복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긴 것이다. 박정진의 승계주자 실점률이 57.1%(16/28)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다시 송창식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박기혁에게 좌전 적시타, 김종민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실점하며 4-4 동점이 됐다. 2사 1·3루에서는 권혁이 교체 투입했으나 이대형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4-5 역전. 박정진-송창식-권혁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를 총동원하고도 6회에만 5실점으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권혁은 7회에도 안타 3개를 맞고 추가로 2실점을 내줬다.
이날 한화는 총 7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연장 12회 접전 끝에 8-8 무승부로 끝났지만 불펜 투입 순서나 투수들을 짧게 끊는 활용법은 그대로였다. 이에 앞서 복귀전이었던 20일 경기에서도 10~11점차 리드에서 휴식 기간이 각각 2일·7일이었던 박정진과 장민재를 마운드에 올리며 짧게 점검하기도 했다. 선발투수에게 조금 더 믿음을 주고 있지만, 불펜 활용법은 달라지지 않은 김성근 감독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