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타자 브렛 필(32)이 수상하다.
필은 지난 1월 애리조나 전지훈련지에 벌크업을 하고 나타났다. 스토브리그에서 꾸준한 근력운동을 통해 한층 탄탄해진 몸으로 등장했다. 이유도 당당히 밝혔다. "주변에서 홈런수가 적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올해는 홈런수를 증강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벌크업 효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9리, 4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정상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20홈런은 어렵고 80타점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 작년 22홈런, 101타점에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득점권 타율은 3할1푼3리에 5개의 결승타를 터트리며 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극적인 끝내기타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작년과 달리 무언가 힘이 빠져있다. 무엇보다 시원한 장타가 적기 때문이다. 장타율이 4할9푼3리에 그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은 모두 5할대를 넘었다.
아울러 5월 들어 홈런과 타점 생산력이 부쩍 낮아졌다. 5월에는 홈런이 없다. 홈런성 타구를 날리지만 담장 앞에서 잡히는 장면이 많았다. 4월 장타율은 5할7푼1리를 기록했으나 5월은 4할6리에 불과하다. 타점도 8타점에 불과하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들이 잦아졌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상대 배터리의 견제가 극심하다. 의식적으로 좋은 볼을 의식적으로 주지 않는다. 떨어지는 유인구를 집중적으로 던지고 있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으로 불리한 카운트가 많아졌고 장타보다는 단타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아내가 외국에서 둘째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훨씬 많은 신경을 쓰다보니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37경기 성적일 뿐이다. 김기태 감독은 여전히 3할대의 타율과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심기일전하면 충분히 강한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머리가 좋은 만큼 차분히 부진의 원인을 찾고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팬들은 '필소굿(feel so good 너무 좋다)!'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필이 다시 응답할 차례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