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FA 이적한 NC 박석민은 요즘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타석에서 자신감을 잃은 그는 '자발적인' 희생번트로 팀 플레이를 했다. 이후 14타수 무안타를 끊고 안타 2개를 때려냈다. 중심타자로서 번트까지 댄 그에게 반등의 계기가 될까.
박석민은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2회 첫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1,2루 찬스. 삼성 선발 김기태의 초구에 박석민은 갑자기 번트 모션을 했다. 기습 번트가 아니라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진루하게 하는 안정된 희생번트였다. 1루에서 아웃, 주자는 2,3루로 진루했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박석민을 향해 김경문 감독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벤치에서 나온 작전은 아니었다. 경기 후 박석민은 "번트로 찬스를 연결시키려고 내 판단으로 댔다"고 했다. 자칫 병살타로 찬스를 끊을까 팀 플레이를 한 것이다.

박석민이 희생번트를 한 것은 오랜만이다. 지난 3년간 박석민의 희생번트는 단 1개였다. 결과적으로 박석민의 번트는 0-1에서 2-1로 역전하는 발판이 됐다. 이후 이종욱의 적시타와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사구로 2-1로 역전시켰다.
박석민도 이후 타격감에 변화가 왔다. 3회 좌측 2루타를 때리며 5경기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6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7회 우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171(35타수 6안타)에 불과하다. 시즌 타율은 0.268(5홈런 26타점)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5월초 부진하면서 타순도 5번에서 6번으로 내려가 있다. FA로 영입할 때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4월 초반 4할에 가까운 타율을 보여주고는 4월말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박석민은 경기 후 "부진하면서 힘든 게 사실이다. 내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그나마 괜찮겠는데, 요즘 팀 성적도 안 좋아서 더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다. 그는 "시즌 초반이라 다시 타격감이 올라올 거라 믿고 있기에 많은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찬스에서 희생번트를 선택한 박석민이 차츰 타격감을 찾아갈 지 지켜볼 일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