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박진형(22)이 ‘마성의 포크볼’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데뷔 첫 승을 만들어냈다.
박진형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6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된 박진형은 2013년 말,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2014년을 통째로 쉬었다. 지난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1군 기회를 잡았다. 비록 박진형의 시즌 출발은 롱릴리프였다. 하지만 배짱 넘치는 투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였다. 포크볼을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호투를 이어갔고 추격조와 필승조를 넘나들면서 활약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박진형은 13경기(17⅓이닝)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결국 송승준이 어깨 통증, 이성민의 난조로 인해 붕괴 위기에 빠진 롯데의 선발진을 채우기 위해 전격 선발 등판이 결정됐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은 “80~100개 정도 던져줬으면 좋겠다”면서 “박진형이 오늘 잘 던지면 선발진에 숨통이 트일 것 같다”며 내심 박진형의 호투를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는 막강 화력으로 8연승을 질주하던 두산이었다. 박진형으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대. 상대 투수 역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였다.
그러나 박진형은 담대했다. 결정구인 포크볼을 위기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잡는 포크볼은 물론 유인구성 포크볼로 두산 타자들을 유인했다. 1회 2사 1,2루 위기에서 맞이한 양의지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0km 포크볼을 던져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리고 3회초 볼넷 3개로 자초한 2사 만루 위기에서도 양의지를 초구 129km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을 만들어 냈다.
이날 경기 박진형에게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 있었던 4회초에도 포크볼은 춤을 췄다. 에반스에 2루타, 김재환에 우익수 뜬공을 내주면서 맞이한 1사 3루. 범타가 필요했다. 박진형은 이번에도 포크볼을 구사했다. 1사 3루에서 127km 포크볼을 던져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전진 수비 했던 수비진과 합을 맞추는 투구였다.
결국 2사 3루에서 맞이한 김재호에게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몸쪽으로 흘러들어가는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뽑아내며 다시 한 번 실점 위기를 넘겼다. 포크볼과 빠른공에 집중했던 두산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배합이었다.
이날 박진형은 정확히 80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은 41개, 39개로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빠른공(28개)과 비슷한 수준의 포크볼(24개)를 던지며 두산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슬라이더(17개)와 커브(11개)도 박진형의 호투에 힘을 보탰다.
이날 박진형이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비추면서 당분간 선발진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날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이 바라던 대로였다. 박진형의 담대함이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만들게 했고, 조원우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되는 호투였다. 박진형의 담대한 호투로 롯데는 10-4로 승리를 거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