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가 딱 들어맞았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그린 큰 그림이 적중, LG는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LG는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획기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팀 내 최고 우타자인 히메네스와 정성훈을 모두 라인업에서 뺐고, 상대 사이드암 투수 신재영에 대비해 좌타자를 대거 투입했다. 외야수 안익훈을 제외한 모든 좌타자들이 1번 타순부터 6번 타순까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좌타중심의 라인업은 3회말 빛났다. 신재영에게 대량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3회말 좌타자 두 명이 적시타를 날려 3-2 역전을 만들었다. 최경철과 정주현이 연속안타로 출루한 후 2사 1, 2루에서 임훈이 우전 적시타, 서상우가 우측 펜스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서상우는 5월 12일 잠실 삼성전 이후 10일 만에 안타를 날리며 긴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승기를 잡은 7회말에도 양 감독의 선택은 빛났다. 아껴둔 팀내 최고 우타자 두 명을 모두 투입하며 승리에 다가간 것이다. 첫 타자 김용의를 대신해 정성훈이 대타로 나섰고, 정성훈은 김택형의 강속구에 우전안타를 날렸다.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그리고 대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경철을 그대로 밀고나갔다. 다소 의외인 선택이었으나 최경철의 타구에 상대 2루수 서건창이 에러를 범해 4-3 리드. 이후 박용택의 적시 2루타로 LG가 승기를 잡았다.
양 감독은 8회초 안익훈을 중견수로 투입, 수비 위주의 지키기를 펼쳤다. 그리고 안익훈은 그라운드에 오르자마자 고종욱의 가운데 펜스를 향하는 타구를 잡아내는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다. 안익훈은 9회초에도 넓은 수비범위로 박동원의 타구를 처리하며 2이닝 연속 멋진 수비를 뽐냈다. 결국 LG는 5-4로 승리, 임정우의 시즌 9세이브와 함께 이날 경기를 가져갔다.
양 감독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을 강조했다. 올 시즌 전 경기를 출장한 히메네스와 베테랑 정성훈에게 휴식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눈앞의 1승보다 시즌 전체를 바라봤는데, 승리와 휴식을 모두 가져가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