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에 이승우(18, 바르셀로나 후베닐A) 못지않은 재능이 또 한 명 등장했다. 주인공은 조영욱(17, 언남고)이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는 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2시 5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수원 JS컵 U-19 국제청소년축구대회 최종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격파했다. 2승 1무(승점 7점, 골득실 +1)를 기록한 한국은 브라질(1승 2무, 승점 5점, 골득실+1)을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3위는 프랑스(1승 2패)이고 일본은 (1무 2패)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지난해 같은 대회서 3위(1승1무1패)를 차지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19, 바르셀로나 B)와 이승우가 동시에 출격해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선수는 화려한 드리블과 발재간으로 한국 공격을 책임졌다. 언제든 수비수를 흔들어줄 수 있는 공격수의 존재감은 컸다. 한국은 활로가 막혔을 때 승부를 낼 수 있는 카드가 있었다.

올해 대회에 이승우와 백승호가 불참했다. 한국은 공격에서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2승1무로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3경기 3골은 부족했다. 한국은 프랑스전서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었지만 나머지 80분을 잠갔다. 좋은 수비는 장점이다. 다만 지나치게 수비지향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랑스 감독은 “보통 팀 같으면 일찍 선제골을 넣으면 추가골을 넣으려 더 공격적으로 뛴다. 한국이 이른 시간에 수비위주 경기운영을 해서 의아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축구팬들 역시 ‘답답했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한일전도 전반전은 답답했다.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쥐었음에도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전 한국의 유효슈팅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더운 날씨도 선수들 발을 묶었다. 안익수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공격수 원두재, 김진야, 김무건을 한꺼번에 빼고 조영욱, 이동준, 김시우를 투입했다. 답답했던 공격은 그제야 풀리기 시작했다.

결국 겁 없는 막내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후반 30분 임민혁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조영욱은 그대로 결승골을 뽑았다. 각이 없는 상황에서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골키퍼를 넘어 네트에 꽂혔다. 감각적인 슈팅이 돋보인 골이었다.
경기 후 안익수 감독은 조영욱에 대해 “박스 안에서 번뜩이는 골감각이 있다. 연습을 했다기보다는 타고났다. 정말 좋은 재능”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7세에 불과한 조영욱은 형들보다 두 살이나 어리지만 10번을 부여받았다. 그만큼 안익수 감독이 재능을 높이 샀다. 안 감독은 “조영욱이 지난해 17세 월드컵을 못 나갔다. 어린 나이라 변화가 많은 시기다. 상황을 지켜보니 단점을 보완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이번에 발탁했다. 고무적이었다. 결국 좋은 결승골을 넣었다”며 조영욱의 근성을 칭찬했다.
조영욱에게 '골감각을 타고났다'는 안 감독의 칭찬을 그대로 전했다. 그는 “과찬이다. 나보고 떠오르는 스타라니 당치 않다. 이승우가 없으면 없는 대로 팀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이날 이승우는 친구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했다. 한국이 내년 안방에서 개최되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선전하려면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고른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혜성같이 등장한 조영욱의 존재는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