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트레이드 불가, 두산 프런트의 선견지명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3 06: 10

포수 자원 트레이드 불가 방침 고수
시즌 초 포수 4명 활용, 틀리지 않은 혜안
 2위 NC 다이노스에 6경기 앞선 선두 두산 베어스는 8연승이 끊겼지만 당장 크게 필요한 것이 없다. 투타에 걸쳐 기대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있고, 생각지 않았던 선수들까지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7연승 이상을 두 번이나 달성했다.

시즌 중 단행했던 트레이드는 중복되는 자원을 정리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이었다. 즉시에 활용될 수 있는 1루수 유민상을 kt wiz에 주면서 받은 것은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는 없으나 추후 유용하게 쓰일지 모르는 젊은 우완투수 노유성이었다. 좌완투수 자원은 넉넉해 트레이드를 하더라도 우완투수 외엔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유독 포수 트레이드에 있어서는 보수적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세혁이 돌아오며 두산은 양의지를 필두로 최재훈, 박세혁까지 3명의 1군급 포수를 갖게 됐다. 다른 팀이 두산의 백업 포수를 탐낸 것은 물론 주변에서도 트레이드 여부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여러 문의에도 김태룡 단장은 “한 시즌을 치르려면 포수 3명은 무조건 필요하다. 트레이드할 계획은 없다”며 분명한 태도를 유지했다.
포수 3명은 기본이다. 박세혁이 없던 지난해 양의지가 132경기나 나왔지만 백업 포수 최재훈은 물론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고 지금은 상무에 있는 김응민(4경기)에게까지 기회가 돌아갔다. 경찰청에 입대한 장승현도 지난 시즌 1군 출장은 하지 못했으나 엔트리에는 등록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두산은 최소 3명의 포수는 있어야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정규시즌이 개막되기 전에는 트레이드로 메울 부족한 부분을 찾으려면 찾을 수 있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성급히 무리한 트레이드를 추진하지는 않았다.
포수 트레이드 절대 불가 방침을 내세우고 3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두산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물론 주전 포수 양의지의 문제는 아니다. 양의지는 38경기에서 타율 3할6푼2리, 9홈런 30타점으로 공수에서 10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백업 포수진이 예상과 달랐으나,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부진했던 박세혁이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열흘이 지나기 전인 12일 최재훈이 인천 SK전에서 왼쪽 손바닥(유구골) 골절로 이탈했다. 그러면서 제 4의 포수인 최용제가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됐고, 1군에 올라와 3경기에서 8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박세혁, 최재훈의 공백을 잘 메웠다. 그가 출전한 3경기에서 팀은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두산은 개막 후 2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4명의 포수를 1군 홈 플레이트에 앉혔다. 다시 말해 언제든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수 숫자도 4명이 된 것이다. 주전인 양의지 역시 “좋은 백업포수들이 있어서 팀이 잘되는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로 두산의 안방은 결과적으로 더 강해졌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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