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챙기는 '이원화' 전북, 조직력까지 노린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5.23 06: 00

원하던 모습이다. 이제는 무승부도 적다. 승리가 많다. 선수단의 이원화 전략이 통하고 있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전북 현대는 어떤 선수가 출전해도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 가져오는 것을 노리고 있다.
K리그에서 최근 전북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팀은 없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등 참가하고 있는 모든 대회서 40여일 동안 패배가 없다. 40여일 동안의 전적은 6승 5무로, 전북은 최근 활약을 바탕으로 K리그 클래식의 유일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구상했던 궤도에 진입한 셈이다. 전북은 시즌 엄청난 흔들림을 겪었다.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장쑤 쑤닝(중국)과 원정경기에서 2-3 패배를 당했고, 국내 팀들과 경기에서도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전북 최강희 감독은 4~5월이 지나면 안정기을 찾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현재의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말한 모습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는 호주 멜버른으로의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이동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1-1로 비겨 8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전북은 홈에서 0-0으로 비겨도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8강에 오른다.
배경에는 이원화 전략이 있다. 전북은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치른 FA컵 32강전에 주축 선수를 대부분 제외했다. 골키퍼 권순태와 수비수 최규백만 뛰었다. 그리고 21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서도 호주에 다녀온 선수들 중 권순태를 제외한 전원을 제외했다.
멜버른전에 총력을 다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호주 원정으로 지친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도 있다. 전북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에 이어 전남 원정에 주축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켰다가 호되게 당한 적이 있다. 결국 전북의 전략은 적중해 전남을 상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와 별개로 이날 경기 내용은 만족할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 조직력의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실전에서 처음 발을 맞춘 선수들은 정확하고 빠른 공격 전개에 실패했다. 최강희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리가 운이 따랐다. 계속 선발 명단에 변동이 생겨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북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전북의 이원화 전략은 AFC 챔피언스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사용해야 한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플랜 B'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의 조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최강희 감독도 동의하고 있다.
최 감독은 "훈련을 통해서 조직력을 올려야 한다. 선수들을 이원화시켜도 경기력에 큰 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래도 전남전과 같이 힘든 경기를 이기면서 선수들이 힘도 생기고 조직력도 살아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아질 것이다"고 조직력 증대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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