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삼성)이 잃어버린 구속을 되찾았다.
어깨 부상 여파 때문인지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직구 최고 시속이 140km대 초반에 그쳤으나 8일 대구 SK전부터 147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지난해와 올 시즌 모두 "정인욱의 구속이 좀 더 나와야 할텐데"라고 아쉬워 했던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의 구속이 빨라져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환히 웃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인욱은 "예전에는 투구할때 축이 되는 오른발 앞 부분에 힘을 줬는데 이제 중심을 뒤에 두고 던진다. 축이 되는 오른발에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하니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이젠 다르다. 집을 지을때 토대를 다지는 게 중요하듯 하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니 자연스레 구속이 향상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140km대 초반 밖에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는 정인욱은 "스피드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확실히 커졌다. 이젠 내가 실투를 던져도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구속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인욱은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캠프 때 구속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구속은 어느 정도 나올 것이라는 믿음 속에 제구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는데 아픈 것도 아닌데 구속이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정인욱은 14일 대구 롯데전과 20일 마산 NC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직구 최고 147km까지 나왔다. 하지만 투구수가 많다는 게 아쉬운 부분. 정인욱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투구수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수비 시간이 길어 야수들에게도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투구수 조절을 통해 6이닝 이상 소화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선발진의 잇딴 부상과 부진 속에서 이제서야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정인욱. 류중일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대한민국 최고의 우완 에이스로 성장할 것인가.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