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첫 유럽원정에 나선다. 29일 출국하는 대표팀은 오는 6월 6월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강호 스페인과 친선전을 가진다. 이어 체코 프라하로 건너가 5일 체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오전 파주NFC 대강당에서 유럽원정에 참가할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일찌감치 파주NFC에 입소한 선수들은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한국은 최근 A매치 16경기서 13승 3무의 압도적 전적을 자랑한다. 특히 최근 9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패배는 2015년 1월 31일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게 당한 1-2 패배다. 하지만 한국의 상대는 모두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국가였다. 유럽 강팀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다. 이번 유럽 2연전은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강호들을 이길 수 있는지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명단을 발표한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도 비장했다. 그는 “스페인(세계 6위)이나 체코(세계 29위)가 FIFA랭킹에서 훨씬 앞선다. 체코는 25위권 강팀이라 평가전을 기대했다. 우리는 아시아권에서 얼마나 올라왔는지 확인했다. 이제 유럽 강팀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럽원정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2012년 5월 30일 치러진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에서 우리가 4-1로 진 경기를 봤다. 그 경기는 4-1로 끝났으나 충분히 8-2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선수들에게 그 때 경기영상을 편집해서 보여줄 예정이다. 스페인이 치른 최근 평가전도 보여주겠다”며 준비부터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기술이나 신체조건도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상대가 스페인이라고 해서 붙어보기도 전에 겁을 먹어서는 훈련효과가 없다. 슈틸리케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 누구를 상대하든 우리가 계속 보여줬던 축구철학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축구를 지켜보면서 자신감이나 용기 있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부족해 보인다. 상대가 스페인이라 하더라도 경기 이기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긴다는 생각을 갖지 못한다면 원정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선수들도 기존 A매치와는 자세가 다르다. 주장 기성용은 “시즌을 마치고 2주 정도 공백이 있다. 그걸 다 쉬고 3일 훈련하고 스페인전을 치른다는 것은 선수로서 자세가 아니다. 선수들 사이에서 이왕할거 100%로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스페인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다들 먼저 훈련을 한다고 해서 나도 한다고 했다. 강팀과 경기는 정말 오랜만이라 잘 준비해야 한다. 망신을 안 당하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