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에 돌입하면서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 중 하나가 '100실점 줄이기'였다.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등이 빠져나가면서 적어도 100타점 정도는 줄어들 것이라고 본 염 감독은 "100타점이 줄어든다면 100실점 정도를 줄여 만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투수력을 굳건히 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데 또 다른 하나는 수비였다.
지키는 야구가 돼야 이길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올 시즌 새로운 얼굴 임병욱이 중견수로 가세한 넥센은 젊은 센터 라인이 구축됐다. 특히 MVP 출신 서건창의 풀타임 복귀와 지난해 꽃피운 김하성의 성장은 올 시즌 키스톤 콤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키스톤 콤비의 수비력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되고 있다. 유격수 김하성은 42경기에 유격수로 나서 7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수치. 전체 3번째로 많은 수비 이닝(377⅔이닝)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미스가 잦은 편이다. 넥센 관계자는 "올해 (김)하성이는 타구가 오면 발이 굳으면서 손발이 맞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서건창은 입단 때부터 수비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스스로가 피땀흘리며 연습한 끝에 리그 최고의 2루수 중 한 명이 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수비 범위가 좁아지면서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아도 많은 타구를 외야로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잠실 LG전에서도 7회 실책으로 결승 득점을 헌납했다. 호수비도 많기에 그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욕심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주장이라는 책임감까지 씌워져 아쉬움이 있다.
타구가 일단 내야를 빠져 나가면 이는 어떻게든 실점과 연결될 수 있다. 내야, 그중에서도 타구가 가장 많이 가는 2루수, 유격수의 존재감이 큰 이유다. 서건창, 김하성은 지금도 리그에서 수준급의 콤비이고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현재의 불안함을 지워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