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FA 3인방, 먹튀 논란 벗어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24 06: 02

FA ‘잭팟’시즌 초반 고전 공통점
서서히 회복세, 먹튀 오명 벗어날까
화려한 고액 계약으로 지난겨울 메이저리그(MLB)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세 선수가 부진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이빗 프라이스(31·보스턴), 잭 그레인키(33·애리조나), 제이슨 헤이워드(27·시카고 컵스)가 그 아슬아슬한 주인공들이다.

세 선수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프라이스는 총액 기준 역대 투수 최고액은 7년 2억1700만 달러를 받고 보스턴에 둥지를 틀었다. 그레인키는 6년 2억650만 달러에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6년 계약 선수로는 총액 2억 달러를 돌파한 MLB 역사상 첫 투수가 됐다. 일찌감치 야수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헤이워드 역시 8년이라는 초장기계약에 1억8400만 달러를 받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프라이스와 그레인키는 전직 사이영상 수상자라는 화려한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리그 정상급 투수로 손꼽혔다. 지난해에도 프라이스는 18승5패 평균자책점 2.45, 그레인키는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의 호성적을 내며 자신들의 몸값을 확실히 올려놨다. 헤이워드는 강타자로 평가받지는 못했지만 만 27세라는 어린 나이, 그리고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 받았다. 공·수·주에서 균형이 잡힌 선수라는 점은 최대 매력이었다.
그러나 세 선수는 올 시즌 초반이 부진하다. 아직 시즌이 30% 남짓 진행된 상황이라 속단은 이르지만 워낙 계약 규모가 컸던 선수들이다. ‘먹튀 논란’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프라이스는 23일까지 9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하고 있다. 6승과는 별개로 높아진 평균자책점이 눈에 띈다.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과는 별개로 통산 처음으로 피장타율이 0.400을 넘었고 피안타율도 높아졌다. 한때는 구속 저하에 대한 우려로 시끄러운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의 성적이 썩 좋지 않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그레인키도 10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4.59의 성적이다.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다. 지난해 1할8푼7리에 머물렀던 피안타율이 2할8푼1리까지 뛰면서 구위 저하에 대한 우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전체적인 세부 지표에서 큰 폭의 변화가 보이지 않고, 그나마 최근에는 반등세가 뚜렷하다는 것이 위안이다. 다만 “만 33세의 투수에게 6년 2억 달러를 줘야했는가”라는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헤이워드는 37경기에서 타율이 2할2푼5리까지 떨어졌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11로, 공격만 놓고 보면 이는 흔히 말하는 대체 선수들의 레벨밖에 되지 않는다. 홈런은 1개를 때리는 데 그쳤고 도루 성공률 또한 떨어졌다. 여전히 수비에서는 괜찮은 활약이지만 몸값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성적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프라이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5, 그레인키는 1.2다. 투수 부문에서 프라이스는 전체 15위, 그레인키는 27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6.0의 WAR을 기록했던 헤이워드는 0.4로 처참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세 선수가 반등하며 체면을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구단을 긴장케 하는 계약 첫 시즌을 보낼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그레인키-헤이워드-프라이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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