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오승환, 헛스윙률 MLB 최정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24 06: 02

헛스윙률 20.3%, MLB 유일 20% 이상
실질 헛스윙률도 1위 경쟁… MLB서도 통했다
“오승환의 구위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라는 논란은 이제 접어둬도 될 것 같다. MLB 불펜투수 최정상급의 성적을 내고 있는 오승환이 구위의 척도 중 하나인 헛스윙률에서도 MLB의 괴물들과 1위를 다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으며 MLB 도전에 나선 오승환은 23일(한국시간)까지 21경기에서 1승6흘드 평균자책점 1.19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올스타급 성적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장스럽지 않을 정도다. 팀 내 불펜진에서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예비 마무리로 위치도 격상된 모습이다.
세부 지표는 더 뛰어나다. 21경기에서 22⅔이닝을 던지며 피안타율은 1할3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75,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371에 불과하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도 12.31개로 역시 정상급이다. 이런 오승환의 가공할 만한 구위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기록이 있다. 바로 헛스윙률이다.
타자를 잡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투수로서는 아예 배트에 공을 맞힐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경기 막판 긴박한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는 불펜 투수들의 헛스윙 유도는 더 중요하다. 이 능력은 불펜 투수들의 기량을 살필 때 빠지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덕목에서 오승환은 MLB 1·2위를 다투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올 시즌 오승환은 20.3%의 헛스윙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MLB 선발·불펜 투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기록이다. 20% 이상의 비율을 가지고 있는 선수도 오승환뿐이다. 션 켈리(워싱턴·19.4%)가 2위, 잭 브리튼(볼티모어·18.7%)이 3위다. 세인트루이스 중간 투수로는 케빈 시그리스트(13.1%)가 2위인데 오승환의 기록과는 적잖은 차이가 난다.
좀 더 상황을 세분화한 실제 헛스윙률에서도 오승환은 1위를 다투는 투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타자가 스윙을 한 투구만 따져볼 경우 총 183번의 타격 시도에서 무려 78번의 헛스윙(파울팁 포함)을 양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따지면 42.62%다. 오승환의 공을 치겠다고 마음먹은 타자는 100번 중 42번이나 방망이가 허공에 갈랐다는 의미다.
이 부문 1위는 뉴욕 양키스의 특급 불펜 투수인 델린 베탄시스로 42.66%다. 오승환과 거의 차이가 없어 1·2위를 다투고 있다. 3위는 보스턴의 마무리 크레익 킴브렐로 41.22%, 4위는 역시 양키스의 특급 불펜 앤드류 밀러로 40%다. 이 비율이 40%가 넘는 선수는 MLB 전체에서 4명뿐이다. 오승환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오승환의 공이 절대적인 구속에서 아주 빠른 것은 아니다. 오승환은 23일까지 평균 92.44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이는 리그 평균 수준이며 스트라이드가 상대적으로 짧아 체감 속도는 리그 평균 아래에 머문다. 그러나 분당 회전수(RPM)가 리그 평균 이상이고, 특유의 힘 있는 공에 정교한 제구력,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까지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가고 있다. ‘끝판대장’에 대한 공포감은 MLB에서도 유효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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