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강한 타구 양산, 비거리도 리그 10위
선구안도 아직 준수… 반등 계기 언제쯤?
박병호(30·미네소타)에게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가장 긴 침묵이 찾아왔다. 팀 성적 추락과 함께 박병호의 방망이에도 신바람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치를 보면 박병호의 반등 가능성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박병호는 지난 5월 18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전부터 23일 토론토전까지 5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출루도 볼넷 하나가 전부였다. 17일까지 2할5푼7리였던 타율은 어느새 2할2푼까지 떨어졌고, 출루율(0.339→0.301) 및 장타율(0.578→0.496)도 크게 떨어졌다. 한창 나오던 홈런도 5월 14일 이후로는 열흘째 무소식이다.
그에 반해 12경기 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삼진은 꾸준히 쌓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할 만하다. 가뜩이나 팀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수치를 보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내용까지 형편없이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타격 추락의 가장 대표적인 징조는 공이 뜨지 않는 것이다. 일단 공이 떠야 안타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서 박병호는 아직 땅볼보다 뜬공이 더 많다. 박병호의 올 시즌 땅볼/뜬공 비율은 0.91로, MLB 평균인 1.32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강한 타구가 많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박병호의 타구 강도는 강한 타구가 40.2%, 중간 정도의 타구가 43.9%, 약한 타구가 15.9%다. 강한 타구의 리그 전체 평균은 30.4%로 역시 박병호는 평균보다 한참 위에 있다. 강한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다 보면 자연히 안타도 나오고 홈런도 나온다. 홈런/뜬공 비율도 25.7%로 전체 7위다. 리그 평균인 12.1%에 비해 2배가 높다.
스트라이크 바깥쪽에 형성되는 공에 대한 참을성도 유지하고 있다. 박병호가 스트라이크 바깥쪽 공에 스윙한 비율은 25.7%로 리그 평균인 28%에 비해 여전히 낮다. 박병호는 이 비율이 리그 평균보다 낮은, 미네소타 팀에서 몇 안 되는 선수다. 헛스윙률은 리그 평균보다 높고 공을 맞히는 비율은 평균보다 떨어지지만 이는 장거리 타자의 숙명과도 같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박병호의 뜬공 평균 비거리는 312.8피트(약 95m)로 리그 10위다. 다시 감을 찾고 자기 스윙을 할 수만 있다면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팬그래프닷컴’도 24일 박병호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삼진을 당하고 있어 타율과 홈런 추가에 제한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홈런/뜬공 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또한 그는 땅볼보다 더 많은 뜬공을 기록 중이다”라면서 긍정적인 면모를 짚었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도 리그 평균인 2할9푼6리보다 낮은 2할6푼이다. 강한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박병호의 성적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팀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면 성적은 반등할 것이라는 점이 수치에서 나타나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