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장+전력이 바꾼 新 넥센의 상징 '3루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5.24 06: 03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 공격 때는 주자들이 3루에서 많이 보인다.
올 시즌 홈런타자들이 많이 전력에서 빠져나간 넥센은 팀 컬러를 과감하게 바꿨다. 한 방 대신 뛰는 야구로 상대방 괴롭히기에 나선 것. 이를 위해 임병욱이 과감하게 주전으로 발탁됐고 박정음, 유재신 등 빠른 타자들이 단순 대주자를 넘어 많이 투입되고 있다.
여기에는 새 구장 효과도 한 몫 했다. 외야가 목동구장에 비해 깊은 구장 특성상 단타성 타구도 수비에 따라 장타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넥센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원히트 투베이스' 작전을 올해 더욱 강조화했다. 여기에 또 하나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는 것이 3루타다.

한 타자가 단숨에 3루까지 가는 것은 상대 배터리에게 큰 위협이 된다. 2루와 3루는 또 다른 것이 2루는 적시타가 아니면 득점하기 힘들지만 3루는 적시타 외에도 스퀴즈 번트나 땅볼, 희생플라이, 실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할 수 있다. 올해 넥센은 3루타 17개로 리그 최다 1위에 올라 있다.
염경엽 감독이 "야생마 같다"고 표현한 고종욱이 6개로 리그 1위에 올라 있고 서건창이 3개를 기록했다. 발이 느린 편인 김민성이 김하성과 함께 2개를 기록했으니 얼마나 팀이 주루 플레이를 강조했는지를 알 수 있다. 넥센은 고척돔에서 21경기 동안 9개, 원정에서 21경기 동안 8개를 기록하며 구장을 가리지 않고 뛰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이 드라마틱한 팀의 변화다. 지난해 넥센은 장타자의 상징인 2루타(304개), 홈런(203개) 부문에서 각각 리그 1위에 올라 있었지만 3루타는 20개로 6위에 그쳤는데, 올해는 3루타가 1위인 반면 2루타(64개)는 6위, 홈런(36개)은 8위에 그쳐 있다. 한 시즌만에 팀 컬러가 확실하게 변한 것.
염 감독은 최근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은 3루타가 적고 3루타가 많은 구장은 홈런이 적더라"며 "고척돔이 확실히 목동구장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홈런을 칠 타자는 줄고 구장은 커진 넥센이 선택한 '뛰는 야구'가 시의적절했던 것이다. 뛰는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면서 병살타(31개, 리그 최소 3위)도 지난해(112개, 5위)에 비해 줄었다.
사실 3루로 뛰다가 아웃된 주자들도 적지 않다. 올해 넥센 발야구를 '불나방'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그 때문. 그러나 약해진 전력을 전력질주로 메우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올해는 예전보다 넥센에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들이 많아졌다. 스타 선수가 적어진 만큼 '나라도 뛰자'는 생각을 하게 된 선수들도 많아졌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