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의 힘이다.
KIA 불펜진이 리그 최다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이기는 경기를 본다면 특정한 소방수가 없는 매일 마지막 투수가 바뀐다. 그럼에도 15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1위에 올라있다. 김광수가 5세이브로 가장 많고 곽정철, 최영필, 홍건희가 나란히 2세이브, 김윤동, 배힘찬, 임기준, 한기주가 1개씩 챙기고 있다.
8명이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는 집단 체체라고 볼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오르는 투수가 소방수이다. 임창용이 가세(72경기 출전금지)하는 시점까지는 그날 그날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소방수로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8명의 세이브 투수들이 나온 결정적인 이유는 선발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선발투수들이 자신들의 이닝을 꾸준히 소화하기 때문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다. 선발투수들의 활약으로 불펜진은 117⅓이닝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이닝수가 적다. 가장 많은 한화(218이닝)에 비하면 100이닝이나 적다.
선발투수들은 40경기에서 233⅓이닝을 소화했다. 마운드에 한 번 오르면 경기당 5⅔이닝 혹은 6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것이다. 10개 구단 선발진 가운데 가장 높은 경기당 이닝 소화력이다. 퀄리티스타트는 22개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24개)과 SK(23개)에 이어 리그 3위이다. 투타 엇박자가 맞지 않아 22개 퀄리티스타트를 했는데도 11승11패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이 자기 몫을 했다는 점을 분명하다.
양현종,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 3명의 주축투수들이 이닝이터 노릇을 하고 있다. 양현종과 헥터는 각각 9경기에 출전해 60⅓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6~7이닝을 던진다는 것이다. 지크도 구원으로 나선 1경기를 제외하고 선발 9경기에서 55⅓이닝을 던졌다. 역시 6이닝이 넘는 기록이다.
결국 과부하가 적기 때문에 7회 이후에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불펜투수들이 상대를 압도하는 빼어난 구위가 아닌데도 7회까지 앞선 경기는 16승무패의 기록을 과시하고 있다. 연투가 적어 등판하면 힘을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깨통증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우고 있는 선발투수 윤석민도 이번주 실전을 시작으로 복귀를 준비중이다. 그리고 소방수 임창용도 7월초에는 전선에 가세한다. 김진우도 순조로운 재활을 펼치고 있다. 뜨거운 여름승부에서 KIA의 강세가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