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히트상품’ 이준형, 가장 큰 시험대 오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5.24 11: 41

이준형,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주 2회 선발 등판
롯데 린드블럼·두산 보우덴과 매치업 예정
LG 트윈스 신예 선발투수 이준형(23)이 높은 벽과 마주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 

이준형은 24일 울산 롯데전과 오는 29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4일 휴식 후 등판. 게다가 상대 선발투수도 롯데 린드블럼과 두산 보우덴이다. 양상문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 조정도 감안했으나, 이준형을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 
양 감독은 지난 22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준형이가 처음으로 일주일 두 번 등판한다. 로테이션에 변화도 생각했지만, 준형이를 뒤로 빼면 다른 선발투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며 “최근 준형이를 비롯한 선발투수들이 잘 해주고 있는 만큼, 그대로 가는 게 낫다고 봤다. 준형이도 선발투수인 만큼, 언젠가는 일주일 2회 등판을 경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이준형은 임정우, 채은성과 함께 LG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 중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투구로 선발진에 도전장을 던졌다. 시범경기에서 기복을 보이긴 했으나, 5선발로 내정됐던 봉중근의 부상으로 1군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4월까지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하지만 NC와 맞붙은 2경기를 제외하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무엇보다 구위와 제구가 함께 좋아졌다. 최근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선 5⅓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에 성공, 시즌 2승을 올렸다. 최고 구속 146km의 패스트볼과 110km대 커브를 섞으며 효율적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슬라이더의 각도도 예리하고 결정구인 포크볼도 위력적이다. 패스트볼 위주의 정면승부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며 볼넷도 줄어들고 있다.  
 
양 감독은 이준형의 성장을 두고 “준형이가 잘 던지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았다”면서 “강상수 투수코치의 작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과외를 하듯이 가르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분하게 던진다. 이제는 볼이 되더라도 어이없는 공이 없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양 감독은 “실은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젊은 투수들을 선발투수로 육성하는 데에 애를 많이 먹었다. 최근 준형이가 이렇게 해줘서 기특하면서도 고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LG는 수 년 동안 젊은 투수들을 선발진에 넣었으나 뚜렷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잠재력이 뛰어난 투수들을 선발투수로 낙점했으나, 결과는 의도했던 것과 반대로 나오곤 했다. 그나마 임정우가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확고히 자리 잡았고, 정찬헌이 2014년부터 셋업맨으로 올라선 게 수확이었다. 이형종은 수술과 재활이 반복되면서 타자로 전향했고, 2년전 경찰청에서 팔꿈치 수술한 임찬규는 올해보다는 내년을 바라보며 몸을 만들고 있다. 프로 1년차부터 개막전 시리즈에 파격 선발 등판했던 임지섭은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 나서는 중이다.  
만일 이준형이 이대로 성장세를 이어가면, LG는 앞으로 10년 동안 팀을 이끌 에이스를 얻게 된다. 양 감독은 “아직 준형이의 잠재력이 모두 나오지 않았다. 좀 더 자신감이 붙으면 구속도 올라갈 것이다. 지금보다 3, 4km 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 구속이면 어느 투수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주 고비를 넘어설 경우, 이준형은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4일 전국에 비가 예보된 상황이다. 만일 비로 이날 경기가 취소된다면 이준형은 이번 주 한 번만 선발 등판한다. 그런데 로테이션상 다음 주에 다시 주 2회 선발 등판하게 된다. LG는 다음 주중 3연전은 잠실에서 KIA와, 주말 3연전은 수원에서 kt와 맞붙는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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