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①] 유상철, “EPL 한국선수 1호, 원래 나였는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5.24 16: 50

‘유비’ 유상철(45) 울산대 감독은 여전했다. 
현역시절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넘나들며 ‘만능 멀티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친 유상철 감독이다. 지난 2014년 울산대에 부임한 유 감독은 후진양성을 힘을 쏟고 있다. 20일 대구대에서 펼쳐진 2016 U리그를 찾아 유상철 감독을 만났다. 현역시절과 다름없는 날렵한 몸매에 사람 좋은 미소는 여전했다. 
2002년 6월 4일은 한국축구史에 잊지 못할 날이다. 한국은 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고 월드컵 역사상 첫 승을 신고했다. ‘황새’ 황선홍의 선제골에 이어 쐐기포를 터트린 선수가 바로 유상철이었다. 

폴란드전 골 후 벌써 14년이 지났다. 유 감독은 “세월이 정말 많이 지났다. 선수 때는 머리도 길었고 이미지가 강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요즘은 거꾸로 나이를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하.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본다. 아무래도 선수들과 어울려 운동도 열심히 하고, 먹는 것도 조절하다보니 현역 때 몸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2002 월드컵 전사’들은 대부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이천수(35), 차두리(36)도 은퇴했다. 김병지(46)도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역은 현영민(37, 전남) 한 명이다. 유 감독은 “격세지감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현역선수는 현영민 한 명 남았다. 2002년 월드컵 때 국민들의 성원이 정말 대단했다. 한국축구에서 그 때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싶다”며 회상에 젖었다.  
2002년 월드컵 후 한국선수들의 유럽진출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 결과 빅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박지성(35) 같은 선수가 나왔다. 유상철 감독이 시대를 잘 만났다면 유럽에서 활약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유 감독은 “이제야 하는 말인데 사실 EPL 한국선수 1호는 원래 나였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가시와 소속일 때 EPL 토트넘, 풀럼에서 날 원했다. 계약직전까지 갔다. 그쪽에서 내 기량을 인정하고 날 원하는 분위기였다. 내 몸 상태도 100%라 갔으면 잘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연봉을 너무 높게 부르는 바람에 무산됐다.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라며 비화를 공개했다. 
이영표나 손흥민보다 먼저 토트넘에서 뛰는 유상철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포지션은 각자 다르지만 손흥민이나 기성용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 다 기대가 된다. 특히 손흥민을 눈여겨보고 있다. K리그 선수들도 물론 잘하지만 대표팀에는 해외에서 뛰는 경험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며 후배들을 챙겼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기성용을 보는 시각도 남달랐다. 유 감독은 “기성용에게 아무래도 애착이 간다. 미드필드에서 뛰는 선수다. EPL에서 뛰는 경험은 큰 강점이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선수다. 후배들이 EPL에서 뛰고 싶다는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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