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계 1위’ 민병헌, 고공행진 만든 두 가지 생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5 06: 05

 민병헌(29, 두산 베어스)이 팀 타선 전체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오재일, 김재환 등이 포진한 핵타선에서도 중심인 3번 타순은 민병헌으로 고정되어 있다.
이번 시즌 팀의 43경기 중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출장한 민병헌은 타율 3할7푼3리, 10홈런 33타점으로 더 바랄 것이 없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6월이 되기도 전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타율은 4할2푼2리인 김문호(롯데)에 이은 리그 전체 2위다.
4할 타율을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면, 그 아래가 인간의 영역이다. 일시적으로 신계에 머무르고 있는 김문호를 뺀 인간계에서는 민병헌이 단연 선두다. 수비에서도 우익수로만 뛰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중견수-우익수를 오가며 공헌하고 있다.

두 가지 생각들이 지난해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지금의 민병헌을 만들고 있다. 후반기 성적 하락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큰 변화고,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도 방어적인 타격을 하지 않고 더 강하게 치려는 발상의 전환을 한 것 역시 또 하나의 차이점이다.
리그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이후 민병헌은 후반기가 되면 전반기보다 성적이 다소 하락하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2014년 전반기에 타율 3할5푼5리, 8홈런 56타점을 올렸지만 후반기엔 타율 3할2푼8리, 4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전반기 타율 3할2푼1리, 8홈런 41타점을 올린 뒤 후반기를 타율 2할8푼3리, 4홈런 34타점으로 마쳤다.
지난해 민병헌은 전, 후반기 성적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걱정도 없지 않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지난 24일 경기가 끝난 뒤 그는 “특별히 생각하지는 않는다. 좋을 때 많이 쳐서 지금 더 많이 해놓으려는 생각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전반기에 최대한 좋은 기록들을 쌓아놓으면 체력이나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다 하더라도 시즌 전체 성적을 특급으로 유지할 수 있다.
타격에 임하는 마음도 달라졌다. 민병헌은 “주자가 있을 때 병살타를 치느니 차라리 삼진을 당하자는 생각으로 강하게 휘두른다. (예전에는) 삼진을 안 당하려고 갖다 대다 보니 땅볼이 많았다. 지금은 2S에서도 강하게 친다. (오)재일이 형이나 (김)재환이가 있으니 흐름을 끊지 말자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도움이 됐는지 그는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3할9푼8리다. 특히 주자 1루일 때는 타율이 5할3푼1리로 올라간다.
그의 말대로 자신의 뒤에 오재일, 양의지, 닉 에반스, 김재환 등 장타자들이 계속해서 대기하고 있어 병살타로 흐름만 끊지 않는다면 언제든 빅 이닝이 가능하다. 여기에 3번인 자신까지 장타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물론 노린 것은 아니다. 벌써 10홈런을 친 것에 대해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것도 있지만 올해는 공을 더 정확히 맞히려고 한다”고만 말했다.
그가 속한 두산 타선은 짜임새와 파괴력 모두 부족함이 없다. 스스로 봐도 약점을 찾기 어렵다. 앞으로 팀에 필요한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민병헌은 “도루에 있어 선수들이 좀 더 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다. 아직 100경기 넘게 남았는데, 계속 이렇게 장타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를 위해 도루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는데, 달리기 외엔 당장 부족한 게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두산은 방망이 걱정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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