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2G 30패, 1986년 38G 이후로 최악
KBO리그 역대를 통틀어도 최소경기 6위
1위 두산이 30승을 달성한 날, 10위 한화는 30패를 돌파했다. 공교롭게도 두산의 30승 선점이 역대 최소경기 공동 6위에 해당하는 43경기에 이뤄진 가운데 한화의 30패 선점도 42경기 만으로 역대 최소경기 공동 6위였다.

한화는 지난 24일 고척 넥센전에서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를 내세우고도 1-2로 패하며 시즌 30번째 패배를 당했다. 이 기간 한화가 거둔 승수는 11승(1무). 시즌 개막 42경기 만에 30패를 당한 것은 이글스 역사를 통틀어서도 전신 빙그레의 창단 첫 해였던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최악의 기록이다.
1986년 빙그레는 38경기 만에 30패를 당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해 최종 성적도 31승76패1무(.290). 가장 최근에는 김응룡 감독 첫 해였던 2013년 45경기 만에 30패(14승1무)째를 기록, 승률 3할1푼8리로 고전했다. 개막부터 역대 최다 13연패를 당한 영향이 컸다. 그런데 올해는 2013년보다도 3경기 더 빠른 시점에서 30패를 기록하며 승률 2할대(.268) 최하위로 추락했다.
1986년 빙그레는 창단 첫 시즌으로 다른 팀에서 데려온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이 중심이 된 전력 구성상 최하위를 면키 어려웠다. 2013년 한화도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주축 투수들의 이탈로 전력 약화가 뚜렷해 시즌 전부터 최하위 후보였다. 반면 올해 한화는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김성근 감독 부임 2년차라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화뿐만 아니라 KBO리그 역대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최소경기 30패 기록이다. 역대 최소경기 30패는 지난해 신생팀 kt의 37경기(7승30패)이고, 그 다음이 1985년 삼미(8승30패) 1986년 빙그레(8승30패) 2003년 두산(8승30패)의 38경기, 1988년 MBC(9승30패2무)의 41경기 순이다.
올해 한화는 1999년 쌍방울(10승30패2무)과 같은 42경기 만의 30패로 이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1999년 쌍방울을 이끌었던 사령탑도 김성근 감독이었지만 그때는 팀이 심각한 재정난으로 주축 선수들을 팔아 연명하던 시절이라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올해 한화는 팀 연봉 1위 팀으로 쌍방울과 비교불가.
42경기 이하 30패를 당한 팀들은 모두 당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kt는 10위로 최하위였고, 2003년 두산은 7위에 머물렀다. 1985년 삼미는 전기 6위-후기 4위, 1986년 빙그레는 전기 7위-후기 6위, 1988년 MBC는 전기 7위-후기 5위, 1999년 쌍방울은 매직리그 4위 최하위에 그쳤다.
올해 한화 역시 9위 kt에 벌써 7경기가 뒤져있고,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 넥센에 10.5경기로 처져있다. 가을 야구는 고사하고 탈꼴찌도 쉽지 않은 현실. 그런데도 한화는 매일 한국시리즈를 치르듯 하루살이 야구를 한다. 쏟아 부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쉽게 포기할 수 없지만, 지금처럼 가라앉은 팀 분위기와 무너진 체계에서는 40패와 50패 나아가 초유의 100패까지도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