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다 뚫는 창’ 두산, 4회 선발 전원 안타의 의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5 21: 41

 두산 베어스 타선을 수식할 참신한 표현은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세상에 있는 말을 다 갖다 붙여도 설명하기 힘든 강타선이다.
두산은 2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경기에서 경기 초반부터 공격력을 폭발시키며 13-10으로 이겼다. 전날 역시 타선의 힘으로 8-5 역전승을 일궈냈던 선두 두산은 31승 1무 12패가 됐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선발 장원준이 무너지지 않은 가운데 두산은 그리 늦지 않은 시점에 힘을 내며 역전했다. 2회말 타자일순하며 6득점했고, 3회말 슈가 레이 마리몬을 강판시키며 4점을 더 얹었다. 선발 출장한 선수 중 오재일을 제외한 8명이 3회말까지 최소 1안타씩을 터뜨렸다.

4회말에는 오재일의 안타까지 나오며 선발 전원 안타가 완성됐다. 무사 2루에 나온 오재일은 유격수 방면으로 빗맞은 안타를 만들어내 출루했다.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나온 선발 전원 안타가 총 21회였는데, 그 중 네 번이나 두산 혼자 달성했다.
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두산은 장단 13안타로 13득점했다. 안타 수와 득점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타선의 응집력이 좋았다는 뜻이다. 13점을 뽑았지만 득점한 이닝은 네 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두산은 뽑을 때 확실히 뽑았다.
이러한 집중력은 kt와의 가장 큰 차이였다. kt는 15안타로 두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공격력을 보였다. 장원준이 6이닝 동안 6피안타 4탈삼진 5볼넷을 기록할 정도로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kt는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2점밖에 뽑지 못했다. 기회가 왔을 때 상대 선발을 무너뜨린 두산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이것이었다.
병살타도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병살타 3개를 치면 이길 수 없다는 야구 격언도 있지만, 이날 두산은 3개의 병살타를 치면서도 3이닝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3회말까지는 상대에 내준 아웃카운트보다 득점이 더 많았다. 3회말 박건우의 주루 실수까지 합하면 총 네 번의 병살 플레이가 나왔으나 타선의 폭발력은 다른 아쉬운 부분들을 모두 덮고도 남았다.
경기 막판 kt의 기세가 대단했지만 두산은 벌어놓은 점수로 인해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승리할 수 있었다. 4회 선발 전원 안타는 초기에 상대의 의지까지 꺾어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마법에 가까운 공격력으로 무섭게 쫓아왔으나 두산이 이미 너무 먼 곳에 있었다. 위, 아래를 가리지 않고 5회 이전에 폭발한 공격은 이후의 모든 것들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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