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흔들린 장원준(30, 두산 베어스)이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고 선발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장원준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5볼넷 2실점했다. 기록에서 살펴볼 수 있듯 많은 주자를 내보냈지만 대량 실점하지 않은 그는 팀의 13-10 승리 속에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QS)와 함께 6승(2패)째를 따냈다.
첫 이닝부터 제구가 되지 않으며 실점이 나왔다. 선두 이대형을 좌측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내보낸 장원준은 오정복의 우전적시타와 앤디 마르테의 우전안타, 김상현의 볼넷에 이어 2사에 박기혁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2실점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실점이 없었다. 마운드에 머무르는 동안 삼자범퇴로 kt 타선을 막아낸 것은 6회초가 유일했을 정도로 장원준은 압도적인 피칭을 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으로 팀 승리를 만들어냈다.
첫 이닝 어려움을 겪을 때는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 조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2실점한 뒤 2회초를 빠른 공 위주로 쉽게 넘겼고, 3회초에는 다시 포심-슬라이더 조합을 선택했다. 하지만 체인지업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 1회초와 달라진 모습이었다. 좌, 우타자에 따라 기본적으로 볼 배합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장원준은 여기에 변화구 비율을 더 높여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렇게 장원준은 매 이닝 조금씩 패턴을 바꾸며 2회부터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QS를 완성했다. 안타와 볼넷을 합해 6이닝 동안 11명의 타자를 출루시켰으나 2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칭찬할 만한 결과다.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패턴이 반복되며 23구를 던졌지만, 이후 다섯 이닝을 73개로 책임진 것도 돋보였다.
주자가 나갔을 때 적절히 땅볼을 유도한 것도 도움이 됐다. 2회초 1사 1루에 오정복을 2루 땅볼 유도하며 첫 병살타를 엮어낸 장원준은 5회초 1사 1, 2루에 몰렸지만 박기혁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치게 해 병살로 연결시켰다. 장단 15안타를 때린 kt의 방망이도 만만치 않았지만, 장원준을 초반에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올해는 타선의 도움까지 더 커지며 두산은 벌써부터 최소 4명은 10승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6승째를 거둔 장원준 외에도 외인 듀오(더스틴 니퍼트 7승, 마이클 보우덴 6승)가 위용을 뽐내고 있고, 아직 패배가 없는 유희관도 10승의 절반인 5승을 수확했다. 토종과 외국인 선수를 가리지 않고 나왔다 하면 6이닝 이상을 막고 승리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