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 선발 카드, 임시방편 아닌 큰 그림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5.26 06: 05

조범현 감독, “장시환, 선발 활용 계획”
지난 시즌부터 계획한 선발 카드
kt 위즈의 선발진 변화가 꽉 막힌 마운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kt는 지난해부터 마운드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1군 엔트리에 포함돼있는 대부분의 투수들이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다. 1군 경험 역시 지난해가 거의 처음이었다. 특히 올해 선발 평균자책점은 6.21로 한화 이글스(7.53)에 이어 리그 9위의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들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토종 투수들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토종 투수 중 정대현만이 선발로 1승을 거뒀을 뿐이다. 엄상백, 주권이 각각 6경기, 정성곤이 4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젊은 투수들은 지난해, 시범경기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2년 차이기에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조범현 감독은 25일 장시환을 선발로 써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발 투수들의 조기 강판이 계속되니 불펜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장시환의 보직 변경을 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이 아니다. 사실 지난해부터 그려왔던 그림이다. 장시환은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로 1군에서 꽃을 피웠다. kt의 성적은 저조했지만 마무리 장시환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마무리 투수임에도 47경기에 등판해 74⅔이닝을 소화했다. 빠른 공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한다. 게다가 이닝 소화 능력까지 갖춘 자원이다.
장시환의 활약이 좋아 지난 시즌 막판 선발 투수로 전환할 예정이었다. 대신 조무근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장시환이 9월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당장 복귀 시점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장시환은 빠른 재활 속도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 다시 마무리 투수로 제 몫을 다 해줬다. 그러나 수술 후 돌아왔기에 당장 선발로 활용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당초 계획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게 됐다. 젊은 선발진이 크게 흔들렸고 그나마 경기 운용 능력이 뛰어난 장시환을 선발로 전환하게 된 것. 장시환은 지난 19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갑상선암 수술 경력이 있어 피로가 쌓이면 휴식이 필요했다. 아울러 십자인대 수술의 여파도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선발 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 25일에는 불펜 피칭 100구를 소화했다. 이를 지켜본 코칭스태프는 직구, 변화구, 밸런스가 모두 좋아 보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앞으로 2~3차례 더 100구 이상의 공을 던질 계획이다. 선발 보직이 장시환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장시환 역시 스스로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이 편하다. 수술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밸런스가 왔다, 갔다 한다. 공을 던지면서 밸런스가 좋아지는 편이다. 또 긴 이닝을 던지면 힘으로 던지기보다 밸런스에 신경을 쓰게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넥센 시절에도 통산 9경기에 선발 등판한 경험이 있다.
장시환이 선발 투수로 마무리 등판 때의 위력을 보여준다면 kt 선발진에 큰 힘이 될 전 망이다. 과연 선발로 돌아온 장시환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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