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①] 양동근, “모비스에서 은퇴하는 것이 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5.26 06: 25

LA 레이커스에서만 20년을 뛰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코비 브라이언트(38). 그의 은퇴경기는 큰 감동을 선사했다. 비단 마지막까지 60점을 넣으며 밝게 빛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결 같이 우리 곁에 있어줬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에게도 그런 선수가 있다. 바로 모비스의 ‘캡틴’ 양동근(35)이다. 모비스와 보수총액 7억 5천만 원에 3년 재계약을 맺은 그는 ‘연봉킹’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비시즌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그와 잠시 만나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OSEN: 요즘 어떻게 지내나. 아픈 곳은 없나?

아프기보다 작년에 약했던 부분에 보강운동을 하고 있다. 허리, 햄스트링, 발목 등을 보강하고 있다. 사실 안 아픈 선수는 없다. (양동근은 오전과 오후 전문재활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코트에서 동료들과 슈팅연습이 이어진다. 인터뷰는 저녁식사를 마친 뒤 쉬는 시간을 쪼개서 진행됐다.) 
OSEN: 사실상 다음 시즌 최고연봉자가 유력하다. 프로농구 데뷔 후 최고연봉선수는 처음 인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연봉 1등을 한다고 해서 내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팀에서 제시한 금액을 그대로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 계약을 빨리했다. 다른 선수들 계약이 안 되서 늦게 발표를 한 것뿐이다.   
OSEN: 그만큼 모비스에 남고 싶었다는 뜻인가?
FA라도 과연 내가 나갔을까? 한 선수가 신인시즌부터 은퇴할 때까지 좋은 감독님과 선수들 밑에서 뛰는 것도 복이다. 행복한 일이다. 
OSEN: 3년 계약이 의미심장한 것 같다. 구단에서는 ‘영원한 모비스맨’이라고 발표했다. 3년 뒤 은퇴를 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겠다는 의미인지?
몸이 될 때까지는 해야 한다. 3년 뒤까지 몸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못 채우면 바로 은퇴할 수도 있다. 구단에서 판단을 해주시지 않을까.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내가 꿈꾸고 있다. 
OSEN: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끝내고 플레이오프 4강에서 마무리했다. 전력에 비해 잘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인데 만족스럽나?
정규리그는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지막에 고비를 못 넘겼다. 아쉽다. (문)태영이 형과 라틀리프가 나간 자리를 여러 선수들이 잘 메워줘서 (정규리그) 준우승할 수 있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KCC와 승률이 똑같았지만 2승 4패로 밀렸다. 그렇게까지 선전할거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OSEN: 울산에서 KCC에게 당한 패배가 아쉬울 것 같다. (그 경기로 인해 모비스가 상대전적에서 밀려 준우승했다.) 
아쉽지만 다른 어린 선수들 경험이 쌓였다. 그걸 바탕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않을까. 미래가 기대가 된다. 
OSEN: 챔피언을 차지한 오리온에게 졌기 때문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챔프전 못 나간 것만으로도 굉장히 아쉽다. 오리온스가 잘했다. 수비는 잘됐는데 공격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정규리그보다 플레이오프가 더 아쉬웠다.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큰 경험을 했다. 
OSEN: 최진수, 김동욱 등이 돌려막을 때 힘들지 않았나?
정규리그 때는 나와 (함)지훈이와 2대2를 해서 미스매치를 많이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때는  큰 선수 4명이 스위치를 하니까 미스매치가 안 만들어져서 힘들었다. 수비멤버가 굉장히 좋았다. 다른 팀과 할 때는 미스매치 유발이 됐는데 오리온스에서는 안됐다. 대처방법을 잘 못 찾았다. 체력은 누구나 똑같이 힘든 것이다.  
OSEN: 김주성, 김종근이 재계약을 했지만 후보 선수다. 다음 시즌에도 37분 이상 많이 뛰어야 한다는 소리다.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본인 생각은?
내가 체력이 되는 한 버틸 때까지 버티고 해줄 때까지 해야 한다. 내가 20분만 뛴다고 다른 선수들 기량이 발휘되는 것도 아니다. 매년 들었던 걱정이다. 몸 관리를 잘해서 최대한 잘 하겠다. 
OSEN: 신인시절 유재학 감독에게 ‘가드도 아니다’라는 꾸중도 많이 들었다. 실제로 본인 스타일이 천부적인 패서는 아니다.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에 오른 것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신인 이후에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잘했다기보다 선수들이 잘 넣어줬다. 내가 (패스를) 잘 못 넣어줘도 골을 넣으면 어시스트가 되지 않나. 내가 1등할 줄 몰랐다. 어떻게 그렇게 됐다. 예전 형들에 비하면 개수가 적다. 패스를 잘하는 가드도 아니다. 타이틀에 대해 신경써본 적이 없다. 
OSEN: 아마추어 때부터 계속 엘리트선수였지만, 천부적인 재능보다는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천부적 재능을 갖고도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선수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
다른 선수들도 노력을 많이 한다. 난 그 와중에 운이 좋은 선수였다. 꽃을 피우지 못한 선수들은 본인만의 생각이 너무 강하지 않나 싶다. 팀에서 원하는 플레이가 있고 선수들이 원하는 플레이가 있다. 그런 플레이에서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재능이 있는데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은 운도 없었을 것이다. 
OSEN: 오랫동안 큰 부상 없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며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비결은?
부상이 없지는 않았다. 다만 시즌아웃급 부상은 없었다. 건강한 몸을 물려주셔서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다. 부상에 대한 부분도 행운이 많이 따랐다. 
OSEN: 최근에 휴가 나온 이대성을 만났다. 상무에서 개인훈련을 많이 하더라. 모비스의 후계자감이라는 소리가 많다. 본인이 보기에는 어떤지?
내가 뭐라고 누구를 후계자라고 하겠나. 이대성은 개인기술훈련을 열심히 하는 친구다. 열심히 한다고 대견하지는 않다. 선수는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못한 선수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OSEN: 코비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경기를 취재하고 왔다. 본인도 2004년 입단 후 줄곧 모비스에서만 뛰고 있다. 코비처럼 한 팀에서 경력을 마친다면 심정이 어떨까? 
한 팀에서 은퇴하는 것은 누구나 바란다. 계약기간에 최선을 다해 이 팀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 마지막 경기서 한 명이라도 우는 팬이 있다면 성공한 선수가 아닐까. 
OSEN: 김유택(14번), 우지원(10번) 옆에 6번이 영구결번 될 것 같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일단 영구결번이 되면 이야기해주겠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2편에서는 '국가대표 캡틴' 양동근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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