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울산 롯데전 홈런 포함해 2안타 2득점 맹활약
시즌 첫 경기 활약으로 양상문의 히든카드 등극
LG 트윈스 외야수 문선재(26)가 올 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양상문 감독의 의중을 100% 꿰뚫는 활약을 펼쳤다.

문선재는 26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1도루 맹활약을 펼쳤다.
문선재는 지난 24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그동안 컨디션 난조로 외야진 경쟁에서 뒤쳐졌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이번 롯데와의 시리즈를 앞두고 문선재를 전략적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말소된 선수는 발 빠른 좌타 외야수 안익훈이었다. 양 감독은 “향후 몇 경기에서 좌투수를 만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없이 안익훈을 제외해야 했다”면서 “(문)선재도 시범경기 다소 좋지 않았지만 퓨처스팀에서 훈련을 다시 제대로 하고 올라왔다. 직접 보고 활용하기 위해 콜업했다”고 밝혔다.
문선재는 발이 빠르면서 우타자로서 한 방을 갖춘 선수. 양상문 감독은 좌투수 상대 스페셜리스트 개념으로 문선재를 실험할 예정이었다. 그 시험대는 콜업 이후 곧장 마련됐다. 롯데가 좌완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내세우면서 문선재는 이날 임훈 대신 중견수 자리에 나섰다.
문선재는 양상문 감독의 의중을 100%로 읽었다. 문선재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레일리의 공을 가장 잘 받아쳤다. 1회 무사 1루에서 문선재는 레일리를 상대로 볼넷으로 걸어 나가 정성훈의 적시타가 나올 수 있게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1-1로 동점이 된 3회초에는 직접 해결했다. 문선재는 3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1S에서 레일리의 가운데로 몰린 136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시즌 첫 선발 출장 경기서 때려낸 홈런포였다. 문선재의 홈런 이후 LG는 정성훈의 백투백 홈런포가 터지며 3-1로 달아났다.
문선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4로 역전을 당한 5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날 레일리를 상대로 3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문선재는 누상에서 활발하게 움직여 레일리의 보크를 유도했다. 2루까지 진출한 뒤에는 3루를 기습적으로 노리며 1사 3루의 득점권 기회를 순식간에 만들었다. 결국 루이스 히메네스의 2루수 땅볼로 LG는 4-4 동점을 만들었다. 문선재가 혼자서 만들어낸 득점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후 팀은 역전을 당하며 4-7로 패했지만 문선재가 시즌 첫 경기에서 보인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양상문 감독이 왜 자신을 콜업시켰는지 그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좌타자 위주로 구성된 LG 외야 라인에 우타자로서 좌투수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양상문 감독이 표명한 ‘뛰는 야구’를 제대로 구현할 선수로 기대할 수 있다. LG는 현재 도루 성공률 50%(29성공/29실패)로 전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첫 시험대는 무사히 통과했다. 그리고 27일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잠실 3연전 첫 경기에서도 중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 선발이 좌완 유희관이기 때문.
LG의 외야 자원은 풍부하다. 그러나 1군 진입을 위해 기량을 다시 갈고 닦은 문선재의 역할도 앞으로는 무시할 수 없을 듯 하다. 과연 문선재가 양상문 감독의 '히든카드'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