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은 NO" 깜짝 스타 양성우의 자기 주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28 06: 57

모자챙에 새겨 넣은 '항상 겸손하자'
"반짝 선수 안 되도록 마음 다잡기"
'항상 겸손하자'. 

요즘 한화 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라면 주저할 것 없이 외야수 양성우(27)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양성우는 한화의 전력 외 선수였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를 뛰었지만 대부분 기간을 2군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최진행과 김경언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한화 외야에서 이제는 없어선 안 될 절대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양성우는 그러나 오른 손목이 안 좋아 1군 스프링캠프를 따라가지 못했다. 1군 대신 2군 고치 캠프에서 담금질하며 시즌을 준비했고, 시범경기에서 3경기를 잠깐 뛰고 내려갔다. 지난달 8일 마산 NC전에 1군 콜업됐지만, 당일 3타수 1안타를 치고 이틀 뒤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 13일 광주 KIA전에서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은 양성우는 9회 2사 후 대타로 나와 우전 안타를 쳤다. 그 다음날부터 12경기 연속 선발출장했다. 이 기간 무안타는 2경기로 10경기를 안타를 폭발시켰고, 2안타 이상 멀티히트만 6경기에 이른다. 시즌 전체 성적도 14경기 48타수 19안타 타율 3할9푼6리 8타점 5볼넷 OPS 0.984. 
하지만 양성우는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의 모자챙에는 '항상 겸손하자!'는 글귀가 적혀있다. "언젠가 나도 모르게 건방지거나 나태해질까 싶어 적어놓았다. 1군에 오래 있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편한 마음을 먹을 수 있다. 반짝이 안 되기 위해 나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함이다"는 것이 양성우의 말이다. 
하루살이의 마음가짐도 유효하다. 양성우는 "난 아직 하루살이다. 매 타석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내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절실하게 해야 한다. 처음부터 선발로 나오든, 중간에 교체로 나가든 타석에서 마음가짐은 똑같다. 매 타석에서 잘 쳐야 기회가 계속 주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첫 번째 1군 콜업 이후 1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던 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절실하게 매달리고 있다. 이제는 도저히 선발에서 뺄 수 없는 폭발력으로 외야 한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했다. 폭발적인 타격뿐만 아니라 폭 넓은 외야 수비와 주루 능력으로 공수주 모두 보탬이 된다. 
양성우의 활약은 경찰청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을 통해 준비된 것이다. 경찰청에서 첫 시즌을 마치고 오른쪽 손목 수술을 받으며 시련을 겪었지만, 유승안 감독 배려 속에 마음을 다잡았다. 또한 배영섭·안치홍 같은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많은 배움을 얻었다. 그는 "첫 해 영섭이형, 2년차에는 치홍이와 함께하며 타격뿐만 아니라 야구에 관한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이야기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군복무 시절을 돌아봤다. 
기술적으로도 손목이 좋지 않았지만 스윙 궤도에 작은 변화를 주며 간결한 스윙으로 바꾼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양성우는 "스윙이 나오는 과정에서 빠르고 간결한 궤적으로 바꿨다. 배트에 공이 맞는 면미 많아진 것 같다"며 "아직은 멀었다. 한참 멀었다"고 자기 주문하듯 되뇌었다. 깜짝 스타의 탄생에도 양성우는 스스로 들뜬 마음을 억누른 채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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