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멀티포 폭발’ 이승엽, 류중일 근심 덜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28 19: 39

“승엽이가 잘 안 맞네. 1년에 꼭 한 번씩은 부진할 때가 있더라”
류중일 삼성 감독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주축 타자인 이승엽(40)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삼성은 이날 최근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빠지고 있었던 구자욱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치료에 전념하라는, 장기적인 관점의 제외였지만 타선에 대한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박석민의 이적과 새 외국인 선수 발디리스의 부진 끝 2군행, 김상수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삼성은 구자욱의 2군행으로 이승엽에 대한 목마름이 더 커진 상황이다. KBO 리그의 전설인 이승엽은 최근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9푼4리로 무난한 출발을 한 이승엽은 5월 들어 타율이 2할5푼9리까지 처졌다. 3할 근처를 오가던 타율도 어느덧 2할7푼6리까지 떨어져 있었다.

만약 이날 역시 허리 통증이 있는 박한이가 정상적으로 대기했다면 이승엽의 타순은 3번이 아닌 다른 위치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한이가 경기 전 “아직 통증이 남아있다”라고 말했고, 이승엽은 다시 선발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4번 최형우의 앞에서 활로를 열 선수가 반드시 필요했던 상황에서 이승엽의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승엽이었다. 자신이 해결사 몫을 완벽히 해버렸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 두 방을 몰아치며 4타점을 기록해 팀 15-1 대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1회부터 대포가 터졌다. 1사 2루 상황에서 SK 선발 문승원의 142㎞ 빠른 공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결대로 밀어 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의 기선을 제압하는 한 방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은 이승엽은 7-0으로 앞선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SK 두 번째 투수 문광은의 커브를 정확히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사실상 경기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다. 떨어지는 공을 힘 들이지 않고 담장을 넘겨버리는 스윙은 역시 일품이었다.
이승엽이 멀티홈런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 7월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307일 만의 일이었다. 한 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몰아치는 능력이 있는 이승엽의 이날 활약은 삼성 타선의 단비가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대승과 함께 이승엽의 반등이라는 또 하나의 위안을 발견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