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있는 토종 선발진 없는 롯데
불펜진 운영에서도 뾰족한 수 찾기 힘들어
선발진의 붕괴가 불펜진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게 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진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롯데를 시름에 잠기게 하는 요인은 토종 선발진이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이제 완전히 본 궤도에 올라서면서 확실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문제는 토종 선발진이다. 송승준과 고원준이 부상과 부진으로 말소되면서 고민은 심화됐다. 박세웅이라도 3선발로서 안정을 찾아준다면 괜찮았지만 박세웅 역시 기복 있는 투구로 영글지 않은 영건의 모습에 그치고 있다. 대체 선발들은 ‘대체’의 수준. 그러자 불펜진 역시 과부하에 빨간불이 들어온 현실이다.
27~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경기가 선발진 붕괴의 맹점을 확인했던 경기들. 27일 박세웅이 선발 등판했지만 2⅔이닝 9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붕괴됐다. 28일 등판한 박진형도 첫 경기 5이닝 무실점(22일 사직 두산전)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했다.
그러자 불펜진은 이틀 연속 조기에 마운드에 올랐고, 중반까지 타이트한 경기 속에서 한화의 끈질긴 공격력에 넉다운 됐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홍성민은 27일 경기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2경기 연속 마운드에 오른 28일 경기에서는 6회 유격수 문규현의 송구 실책으로 아웃카운트 1개 잡지 못하고 2실점(비자책점)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정대현은 26일 울산 LG전 1이닝 12구 무실점 투구 이후 27일 경기에 연달아 마운드에 올랐지만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3번째 연투였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윤길현도 이미 지난 25~26일 울산 LG전 연투로 인해 등판 간격 조절이 힘들었던 상황이었다.
토종 선발진의 붕괴가 결국 불펜진의 과부하를 초래하고 마운드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상황. 29일 선발 등판하는 이성민이 긴 이닝을 소화하길 바라야 하지만, 구위와 체력이 회복됐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성민은 지난 5일 광주 KIA전, 14일 대구 삼성전 모두 난타 당하며 조기 강판됐고, 이후 다시 불펜에서 대기했다.
이닝 소화 능력이 출중한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등판 간격을 조금 띄워놓으면 불펜진에 가해지는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 체제 하에서 선발진의 인위적인 등판 간격 조절은 없었다. 순리대로 가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지난해 롯데는 선발진의 등판 간격 때문에 애를 먹은 적이 있기 때문에 모험을 두기엔 위험부담이 따른다. 우천 취소가 아닌 이상 등판 간격을 조절하기엔 마땅한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토종 선발진의 등장과 분발이 필요 한다. 그래야만 불펜진에 들어온 빨간불도 다시 꺼뜨릴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