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삼성도 당황? 번트로 SK 내야 농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29 17: 20

전날 빅볼의 상징인 대포의 힘으로 대승을 거둔 삼성이 이번에는 스몰볼의 상징인 번트로 SK 내야를 흔든 끝에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어쩌면 삼성조차도 연이어 따르는 행운에 당황스러워할 법 정도였다.
삼성은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회 2점, 2회 6점을 내며 8-0까지 앞서 나간 끝에 사실상 경기(9-6 승리)를 초반에 끝장냈다. 2회 6점을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조차도 기대하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며 SK의 집단 붕괴를 이끌어냈다.
삼성은 1회 2사 후 이승엽 최형우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았고 조동찬이 상대 선발 크리스 세든과 13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앞서 나갔다. 그리고 2회 상대의 연쇄 붕괴를 틈타 무려 6점을 뽑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장타는 딱 하나였는데 무려 6점이 만들어졌다.

선두 이지영이 약간의 행운이 가미된 좌전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삼성의 선택은 번트였다. 백상원이 번트를 댔다. 1구는 파울, 2구는 투수 앞으로 굴렀다. 여기서 세든이 선행주자에 욕심을 내 2루로 송구했는데 유격수 고메즈가 이를 놓치며 무사 1,2루가 됐다.
고메즈의 포구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타구가 빠른 편이 아니었다. 포구가 정확했다 하더라도 판단을 내릴 당시 아웃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대가 하위타선이라면 2루를 포기하고 안전하게 1루를 선택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이 공식적인 야수선택,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결과적으로 SK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어 김재현의 선택도 번트였다. 역시 1구는 파울이었지만 김재현이 2,3루를 모두 볼로 골랐다. SK 배터리는 번트를 쉽게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4구째 김재현의 번트가 다시 투수와 3루수 사이로 굴렀다. 이를 잡은 세든이 1루로 던졌지만 송구가 옆으로 흐르며 2루 주자 이지영이 홈을 밟았다. 삼성은 안타 하나, 번트 2개로 1점을 뽑은 셈이 됐다.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은 삼성은 기가 살았고, SK 내야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어 배영섭의 좌전 적시타가 이어졌고 박해민은 3루 쪽에 기습번트를 대 살아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해결사 이승엽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6-0까지 달아났다. SK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SK는 1사 만루에서 전유수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조동찬의 투수 앞 땅볼 때 1점, 박한이의 우월 2루타 때 1점을 차례로 추가하며 8-0까지 도망갔다. 번트 수비에 연거푸 실패한 SK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고 중반 이후 홈런을 앞세운 추격전에도 경기는 삼성의 역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됐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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