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에이스다운 든든한 호투였다. 삼성 우완 에이스 윤성환(35)이 5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토종 최고 에이스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윤성환은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6회 최정, 7회 고메즈에게 각각 투런포를 얻어 맞으며 마지막이 깔끔하지는 못했지만 또 한 번 7이닝을 책임지며 팀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불펜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의 현 상황에서 7이닝 소화는 큰 의미가 있었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지는 기세가 10경기째 이어지는 날이기도 했다. 윤성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9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든든한 모습을 과시했다. 9경기 중 7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7이닝을 던지며 2실점으로 막았다. 4월 24일 kt전 이후 4연승 행진이었다. 이날도 그 상승세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24일 대구 KIA전 이후 4일 휴식 후 등판이었지만 적어도 5회까지는 거침이 없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제구, 그리고 주무기인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를 적절히 섞으며 SK 타선을 틀어 막았다. 1회 2사 후 최정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6회 이전 피장타의 전부였다. 2회 2사 후 고메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승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4회에는 선수 최정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정의윤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0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5회에는 박정권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고메즈는 바깥쪽 꽉 차는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하고 기세를 올렸다. 이미 타선이 2회까지만 8점을 지원한 상황에서 여유있게 맞혀 잡는 피칭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6회 최정에게 좌월 2점 홈런, 7회 고메즈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은 것이 옥의 티였으나 대세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이날 호투로 윤성환은 올 시즌 7번째 승리를 거뒀다. 이는 국내 투수로는 신재영(넥센·7승)과 공동 1위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34에서 3.53으로 조금 올라갔지만 이날까지 66⅓이닝을 투구하며 양현종(KIA)와 함께 이닝 소화에서는 공동 1위가 됐다. 선발투수의 덕목이 이닝소화와 팀의 승리라면, 윤성환은 적어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대형 FA 계약을 맺은 윤성환은 “FA 첫 해는 부진하다”라는 기존의 통설을 깨고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30경기에 나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94이닝을 던지며 역시 최다인 17승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실력 하나는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마운드에 구멍이 뚫린 삼성의 버팀목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