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토종 ‘영건’ 투수들이 부진하다. 하지만 지금의 부진, 그리고 성적이 앞으로 계속될 것을 바라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성적과 성장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성장통이 결실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롯데는 27~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이번 3연전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박세웅(21) 박진형(22) 이성민(26)이었다. 롯데의 ‘영건 3인방’이라고 할 수 있는 투수들이었다. 고비였다. 우려는 당연했다. 비록 한화가 최하위에 쳐져 있긴 했지만 타선만큼은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의 경험과 윌린 로사리오의 한 방, 그리고 양성우, 하주석의 패기가 모두 결합되어 있는 팀이었다. 롯데를 만나기 전 넥센 3연전에서 감각을 끌어올린 것은 충분히 위험요소였다.

하지만 만약 박세웅과 박진형, 이성민이 한화 타선과 직접 싸우면서 고비를 이겨낸다면, 이들의 성장 폭은 더욱 커질 수 있었다.
결국 이들은 위험요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차례로 무너졌다. 박세웅은 첫 경기 2⅔이닝 9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 박진형은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 이성민은 3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박세웅은 데뷔 이후 선발 등판시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이성민은 선발 복귀전에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박진형이 그나마 오랜 이닝을 버텼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영건들이 버티지 못하자 롯데는 3연패 스윕을 당했다.
한화와의 주말 3연전이 끝난 시점 박세웅은 4승4패 평균자책점 6.02, 박진형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15, 이성민은 4승4패 평균자책점 9.00이다.
온전한 리빌딩이 사실상 불가능한 KBO리그 사정상 성적을 내야하는 과정에서 ‘영건’ 투수들에게 기대하는 것 역시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의 영건 투수들의 성적은 분명 실망스럽다. 그러나 이들에겐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욱 기대해야 하는 것이 맞다. 아직 제대로 영글지 않았다. '아쉽다', '부족하다'는 여론이 있지만 이제 막 프로에 적응하기 시작한 20대 초중반의 투수들이다.
성적과 성장을 동시에 이뤄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롯데는 그동안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딘 편이었다. 성적과 성장의 투 트랙 전략이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롯데는 젊은 투수들을 끌어모았고 성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구단들에 비해 늦은 시점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구단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시작을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롯데는 1군에 올라 있는 젊은 투수들에게 경험치를 쌓게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불펜의 김유영(22), 박시영(27)과 퓨처스에 있는 김원중(23), 고원준(26)도 마찬가지다.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과거의 결과에 빗대어 현재와 미래를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성장통을 겪는 시기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성장통을 딛고 얼마나 젊은 투수둘이 성장해 롯데의 투수진에 어떻게 자리 잡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성장통을 지켜 보는 것도 지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롯데 담당 기자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