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첫 홈런포를 때려냈다. 고난의 시절도 담장 밖으로 모두 날려 보내는 통쾌한 홈런포였다.
김현수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4로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우월 솔로포를 때려내는 등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활약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김현수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17경기, 54타석, 47타수 만에 나온 첫 홈런포였다. 그동안 고난의 시기를 모두 잊게 만드는 날카로운 홈런포였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결승타로 장식하면서 기쁨은 두 배가 됐다.

김현수는 앞선 3타석에서 볼넷 1개를 얻어냈지만 삼진 2개를 당했다. 상대 투수들이 모두 패스트볼로 승부를 해오면서 김현수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7회초, 4번째 타석에서 김현수는 상대의 빠른공 승부를 놓치지 않았다. 4-4로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2B2S에서 클리블랜드 3번째 투수 제프 맨십의 5구 92마일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만들어냈다. 상대 투수의 결정구를 노림수로 받아 쳤다. 타구의 스피드는 날카로웠다. 김현수 홈런의 타구 스피드는 108마일(약 173.8km)였고 비거리는 377피트(약 114.9m)였다.
김현수는 7회초 홈런을 때려낸 뒤 7회말 수비부터 조이 리카드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초반 2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휩싸였다. 이후 마이너리그 거부권 파동까지 겪으면서 스프링캠프 후반부터 시즌 초반까지 심란한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그 사이 룰5 드래프트로 건너온 조이 리카드가 펄펄 날자 김현수는 팀 내 외야 옵션에서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했다. 벅 쇼월터 감독의 냉담한 반응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인내하며 기다렸고,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월 10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첫 출장 기회를 잡았고 내야 안타이긴 했지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출장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지만 4월 3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데뷔 첫 3안타 경기까지 만들어냈다.
4월 6경기 출장에 그쳤던 김현수는 5월 들어서 점점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리카드의 부진도 겹쳤다. 특히 이날 경기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선발 출장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쇼월터 감독의 반응도 달라졌다. 전날(29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김현수는 우리 팀에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키고 있다”면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김현수를 바라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서서히 김현수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암시했다.
결국 김현수는 쇼월터 감독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세울 수 있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김현수가 겪은 고난의 시기는 홈런 한 방과 함께 훌훌 날아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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