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은 윤희상(31·SK)이 2군에서 마지막 조율을 마쳤다. 그간의 성과를 ‘1군’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윤희상은 31일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열린 상무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1이닝을 던졌다. 선두 김선빈을 2루수 직선타로, 이상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윤희상은 김현곤의 유격수 땅볼 때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한동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1회를 마쳤다. 투구수는 16개였다.
윤희상이 이날 1이닝만 던진 것은 1군 복귀와 연관이 있다.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 29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5선발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의 개막 5선발은 윤희상이었지만 초반 부진해 문승원으로 바뀌었다. 문승원이 비교적 무난한 모습을 보이며 기세를 올렸으나 최근 등판에서 많은 홈런을 허용하는 등 내용이 좋지 않아 다시 윤희상이 기회를 얻었다.

문승원은 29일 1군에서 말소됐다. SK는 31일부터 2일까지 대전에서 열릴 한화와의 경기에 김광현, 메릴 켈리, 박종훈이 차례로 출격한다. 로테이션상으로는 윤희상이 3일 잠실 두산전에 들어가게 된다. 실제 복귀 시점도 그와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등판이라면 이틀 휴식 후 등판이지만 31일 16개의 공만 던졌다. 일반적인 불펜 피칭을 실전 마운드에서 대체했다고 보면 된다. 직전 등판이 5월 25일 경기라 체력적으로도 문제는 없다.
윤희상이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군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2군으로 내려간 윤희상은 절치부심했고 6경기에서 39이닝을 던지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고 5경기는 6이닝 이상, 3경기는 7이닝 이상이었다. SK 2군이 위치한 강화에서는 “윤희상이 등판하는 날은 불펜 투수들이 나갈 기회가 없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빠른 공 구속도 140㎞대 중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전체적인 몸 상태에도 이상이 없다. 결국 1군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희상은 올해 1군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5.19로 부진했다. 2경기 5⅓이닝에서 홈런만 6방을 얻어맞았다. 김용희 감독은 “공이 높았다”라고 그 이유를 풀이했다.
3일이든 4일이든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 중인 두산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두 번 정도 기회를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윤희상으로서는 상대를 따질 시점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좋은 내용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승리를 따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내용이 더 중요하다. 윤희상이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