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상암에 위치한 ‘서울 OGN e스포츠 전용경기장’서 스프링 정규 시즌 1위팀 ROX와 2부 리그를 뚫고 새롭게 합류한 MVP가 격돌한다. 똑같이 한 경기씩 마친 ROX와 MVP는 1패라는 기록은 일치하지만 그 느낌은 조금 다르다.
먼저 ROX는 지난 5월 26일 삼성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ROX는 1세트서 탑 스웨인과 미드 아우렐리온 솔을 꺼내 들었다. 한타 지속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ROX는 삼성의 공세를 받아 치며 후반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정석적인 조합인 2탱-2딜러-1서폿에 밀려 결국 넥서스를 먼저 파괴당했다.
2세트에서는 깜짝 카드로 ‘크라이’ 해성민을 기용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은 바루스, 니달리, 이즈리얼의 포킹에 더불어 소라카와 니달리의 치유 스킬로 대치 구도에서 막강한 유지력을 뽐내며 ROX를 궁지로 몰아넣었고,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무시무시한 경기력으로 줄곧 단독 1위 자리를 지키던 스프링 시즌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삼성의 기세가 최상급이었다고는 하나, ROX가 개인적인 실수나 운영에서의 빈틈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 패배는 ROX에게 불안한 출발이라는 표지판이 될 수 밖에 없다.
MVP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제 막 롤챔스에 입학한 새내기 신입생이다. KT와 경기서 2-0으로 패했다는 지표는 같지만 다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에버가 롤챔스 데뷔전서 CJ를 꺾으면서 MVP에게도 자그마한 기대를 거는 팬도 있었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3강에 속하는 KT를 상대로 MVP가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은 나오지 않았다.
결과는 예상대로 KT의 2-0 완승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대부분이 점쳤던 것과 조금 달랐다. 2세트에서 과감한 바론 시도와 장로 드래곤을 두고 펼친 매복 플레이로 KT를 압살하며 3억제기까지 파괴했다. 승리가 코 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넥서스 일점사를 택한 MVP는 100여 체력을 남기고 마무리에 실패하며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데뷔전 첫 세트 패배에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MVP가 2세트에서 보여준 과감한 운영과 한타 능력은 기존 1부 리그 팀들에 밀리지 않는 폼이었다. 팬들은 MVP의 경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MVP가 마주한 ROX는 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삼성전의 패배가 예방 주사로 작용해 한층 단단한 모습으로 정비해왔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KT전에서 보여준 저력을 다시 한번 발산한다면, MVP는 아직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한 ROX에게 뜨거운 패배를 선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막 롤챔스에 데뷔한 MVP가 ROX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까? /yj0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