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가 서로 '애물단지'를 주고 받은 느낌이다.
두산과 롯데가 31일 오후 노경은(32)과 고원준(26)을 주고 받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은 트레이드 직후 "노경은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배려한 것으로 봐달라"라고 했다.
노경은은 5월 중순 은퇴 의사를 밝히고 구단의 임의탈퇴에 동의한 후에 막판 마음을 바꾸는 해프닝을 벌였다. 두산과 임의탈퇴를 합의했으나, KBO의 최종 확인 과정에서 번복하는 바람에 임의탈퇴 공시가 철회됐다. 전례가 없는 사건으로 두산 구단과 갈등을 일으켰다.

게다가 잔류군에 합류한 뒤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향한 감정섞인 발언을 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결국 두산은 노경은을 더 이상 품고 가기 힘들게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노경은의 파문 이후 "선수 보직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팀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답답하다. 감독이 선수에게 여러 상황에 대해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그런데 두산이 노경은을 주고 데려온 고원준도 수년째 기대감만 주고 제자리걸음인 선수다. 2012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자기 관리에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고원준은 롯데가 2010시즌 후 선발 육성을 위해 이정훈과 박정준을 넥센으로 보내고 데려온 투수다. 2011~2013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줬으나 3년간 13승 18패로 기대치에 못 미쳤다. 2011년 9승7패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이후로 3승8패-1승4패로 뒷걸음질 쳤다.
결국 2013시즌을 마치고 경찰청에 입대, 2년간 군 복무를 했다. 올해 팀에 복귀해 5선발로 출발했으나 4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5.59의 부진한 성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나마 군 복무를 해결한 20대 중반이라는 장점은 있다.
롯데은 노경은을 데려와 구멍난 선발진 보강을 계획 중이다. 두산도 고원준을 선발과 불펜을 모두 고려해서 활용할 계획이다. 두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심기일전, 과거의 아픔을 지우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