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노경은 트레이드 키워드 '선발 붕괴+소통'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01 05: 47

롯데, 선발진 불확실성 증가로 트레이드 결심
조원우 감독과 노경은간의 소통도 주목할 부분
롯데 자이언츠가 트레이드 승부수를 단행했다. 노경은(32)을 트레이드 해오면서 투수진, 특히 선발진이 붕괴된 가운데서 롯데는 큰 변화를 택했다.

롯데 구단은 “선발 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노경은을 영입하면서 팀 투수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 측의 요청으로 먼저 트레이드 협상이 진행됐다. 그리고 롯데가 내민 카드가 고원준(26)이었다. 고원준은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영건 투수. 지난 2010년 넥센에서 데뷔해 5승7패 평균자책점 4.12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3년간 선발과 불펜,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지만 데뷔 첫 해 보여줬던 기대를 충족시키는 활약은 아니었다. 상무 입대 전에는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돌아온 올해, 고원준은 절치부심했다.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조원우 감독의 선발진 구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고원준에 대한 의문부호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 초반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2군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도 고민을 깊어지게 했다.
고원준은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채 지난달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베테랑 송승준이 이미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한 상황. 박세웅과 이성민, 박진형 등 젊은 선수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급히 구성했지만 공백이 온전히 메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은 들쑥날쑥한 박세웅의 상황과 대체 선발 이성민의 난조, 박진형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발진은 완전히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롯데 구단은 선발진 붕괴로 인해 결단을 내렸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송승준과 고원준이 부상과 부진으로 내려간 시점부터 두산과 본격적으로 얘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보는 과정에서 롯데는 고원준을 카드로 내밀었고 두산 역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롯데 구단의 노경은에 대한 평가다. 노경은은 한때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과 5월 초 불거진 임의탈퇴 해프닝, 여기에 노경은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 내용이 기사화되면서 노경은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후 노경은은 이천 퓨처스팀에 합류했지만 사실상 두산의 1군 전력에서 배제됐다. 노경은이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임의탈퇴 요청과 철회, 그리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나타난 노경은의 멘탈적 문제가 롯데를 망설이게 할 수도 있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망설이긴 했다. 그러나 구위는 아직까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멘탈적인 문제도 다방면으로 알아보니 경기력 면에서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부분도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우 감독의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도 이번 트레이드의 주요 포인트다. 이번 트레이드는 현장과 구단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진 결과물. 조원우 감독과 노경은의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 감독은 지난 2013년, 두산에서 주루 작전 코치를 역임했다. 2013년은 노경은의 선수생활 절정기였다. 2012년 12승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으로 투수진의 기둥으로 떠올랐고, 2013년 30경기 180⅓이닝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조원우 감독은 코치시절부터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에서 인정을 받았다. 특히 선수들의 멘탈 관리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에서 역시 선수들과의 소통 부분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이 그동안 지켜본 노경은과 소통을 통해 보듬어 준다면 기량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노경은의 선발진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조 감독은 “상동으로 이동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가대표도 했고 선발과 불펜진 경험이 풍부하다. 일단 몸 상태를 체크하고 탄력적으로 운영을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노경은은 1일 부산에서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갖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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