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고전, 5월에는 완전히 다른 선수
레벨스윙+하체 이용, 삼성 타선 단비
삼성은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부상 및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23경기에서 타율 2할1푼7리, 1홈런에 그친 뒤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마지막 경기가 5월 4일 넥센전이니, 거의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외인 타자 하나 없이 싸우는 삼성 타선의 무게감이 헐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발디리스의 공백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조동찬(33)의 맹활약 덕분이다. 오히려 발디리스보다 훨씬 나은 성적으로 삼성 타선을 이끄는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조동찬은 5월 31일까지 총 46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 7홈런, 20타점을 기록 중이다. 전체적인 성적을 봤을 때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뜯어보면 다르다. 현재는 3루가 주 포지션인 조동찬은 4월 한 달 동안 발디리스에 밀려 27번의 타석에 들어서는 데 그쳤다. 드문드문 찾아오는 기회에 감도 좋지 않았다. 4월 한 달간 타율은 1할1푼1리에 머물렀다.
그러나 5월은 달랐다. 발디리스의 2군행으로 기회가 왔다. 방망이는 춤을 췄다. 25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5홈런, 15타점을 몰아쳤다. 최근에는 좋은 감을 인정받아 중심타선에 배치되기도 했다. 5월 1일 당시 1할3리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2할7푼9리까지 수직상승했다. 발디리스가 돌아와도 조동찬의 자리를 뺏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아주 어려워졌다.
수준급 멀티 플레이어인 조동찬은 최근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도 정상적인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여기에 기회까지 오지 않아 4월 한 달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기회가 주어지자 사정이 달라졌다. 조동찬은 “아무래도 경기에 많이 나가다보니 타격감이 조금씩 좋아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연구와 기술적인 부분의 수정에 대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 조동찬은 “코치님과 연구를 많이 했는데, 기존에는 배트를 위에 많이 올리는 스타일이었다. 이를 약간 내려서 어퍼 스윙 위주로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레벨스윙이 됐다”라고 최근 활약의 비결을 짚었다. 가장 이상적인 스윙 각도를 찾은 것이다. 자연스러운 레벨스윙이 되다보니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조동찬은 “시즌 초반에는 상체 위주로만 치다가 하체의 중심 이동에 신경을 쓴 것도 좋아진 원인인 것 같다”라면서 “계속해서 이 타이밍과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는 가장 큰 관건이다”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만족하지 않고 계속 연구하고 고민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발디리스가 곧 정상적인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조동찬의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은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