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인의 완벽한 5월, 발상의 전환이 만들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6.01 10: 04

5월 타율 0.441로 리그 전체 1위...LG도 5할 승률 사수
혹독한 훈련보다 페이스 조절에 중점...상승세 원동력
LG 트윈스 내야수 손주인(33)이 완벽한 한 달을 보냈다. 손주인의 활약에 힘입어 LG도 5할 사수에 성공,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손주인은 지난 4월 29일 1군 무대에 올라온 후 공수주 모든 부분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5월 타율 4할4푼1리로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홈런이 없음에도 OPS 1.118(출루율 0.500·장타율 0.618)을 찍었다. 출루 후에는 꾸준히 상대 배터리의 빈틈을 파고들며 도루 3개를 기록했다. 장기인 수비는 말할 필요도 없다. 특유의 안정감과 강한 어깨로 센터라인을 두텁게 만들었다. 5월의 손주인은 정말 더할 나위 없었다.
외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전무하다. 손주인은 “타격폼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다. 타격 메카닉은 그대로다. 단지 올해가 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했다”고 활약의 원인을 전했다. 이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시즌 출발이 늦어졌지만 2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다. 남아서 따로 훈련하는 것도 도와주시곤 했다. 2군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이천에서 보낸 4월이 반등의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손주인은 모두가 인정하는 ‘노력파’다. 연습량에 있어 누구도 손주인을 따라갈 수 없다. 양상문 감독은 “주인이는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서 연습을 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꼭 방망이를 돌리고 들어간다. 오버워크가 걱정돼 코치들에게 훈련을 하지 못하게 말리라고 지시할 정도다. 체력을 아껴야한다고 늘 얘기를 하는데 자기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린다”며 혀를 내두른 바 있다. 
그런데 혹독한 훈련이 때로는 손주인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기도 했다. 시즌은 길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시즌까지 합치면 팀 당 약 170경기를 치른다. 1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쉬지 않고 달린다. 때문에 훈련만큼이나 휴식이 중요하다.
그동안 손주인이 놓쳤던 것도 이 부분에 있었다. 손주인은 “예전에는 부진하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죽도록 연습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다.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훈련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땀 흘렸다. 하지만 돌아보니 너무 많은 훈련은 오히려 페이스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았다. 올해부터는 나름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최근 활약은 여기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며 발상의 전환이 스스로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었다고 봤다.
심적인 변화도 손주인에게 날개가 됐다. 손주인은 “그동안 내 자리를 꼭 지켜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 편하게 먹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주인의 4할 타율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LG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때마다 손주인의 활약이 자리했다는 점이다. LG는 2013시즌 손주인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후 내야진이 몰라보게 안정됐고,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2014시즌에는 손주인이 무주공산이었던 3루를 메우며 팀을 구원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부상 악몽이 손주인과 LG의 앞을 가로 막았다. 올 시즌 손주인은 더 높이 도약했고, 손주인으로 인해 LG에는 2년 전과 같은 신바람이 불고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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