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187타석 동안 삼진은 불과 9개
"존 설정하고 어떻게든 맞히려고 한다"
"되게 오랜만인 것 같다".

한화 외야수 이용규(31)는 지난달 31일 대전 SK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멀티히트로 활약했지만 그답지 않게 연속 삼진을 당했다. SK 에이스 김광현을 맞아 1회 슬라이더, 3회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이다. 이용규가 멀티삼진으로 물러난 건 지난달 20일 대전 kt전 이후 두 번째이지만 연속 삼진은 처음이다.
이용규는 "되게 오랜만에 연속 삼진을 당한 것 같다. (김)광현이의 구위가 너무 좋았고, 내가 준비를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었다. 타이밍이 계속 늦었다"며 "아직 완전히 타격감이 올라온 것은 아니다. 더 많이 연습해서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용규의 삼진이 주목받는 건 그만큼 그의 삼진은 자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 시즌 40경기에서 총 187타석에 들어선 이용규는 삼진이 9개밖에 없다. 40경기 중 33경기가 무삼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서 유일하게 한 자릿수 삼진이다. 삼진율 4.8%.
올 시즌뿐만 아니라 1990년대 이후로 봐도 가장 낮은 '역대급' 기록이다. 1980년대 이용규보다 낮은 삼진율이 16번 있었지만 투수들의 변화구가 발달한 1990년대 이후 그보다 낮은 삼진율의 타자는 없다. 1991년 해태 백인호가 419타석 21삼진으로 5.1%를 기록한 게 최저 수치. 2000년대 이후로는 2012년 SK 정근우가 534타석 33삼진으로 기록한 6.2%가 최저 삼진율로 남아있다.
이용규는 삼진을 당하지 않는 비결에 대해 "그냥 타석에서 집중하는 것밖에 없다.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해 놓고 그 안에 들어오는 공은 어떻게든 맞히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삼진이 적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파울 커트로 상대 투수의 진을 빼놓는 이용규이지만 그렇다고 어이없는 공에 배트가 나가는 것도 아니다. 볼넷도 25개를 골라내 볼넷/삼진(BB/K) 비율도 2.78로 역대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지난 1989년 MBC 노찬엽의 53볼넷-14삼진으로 기록한 3.79.
이용규가 더욱 빛나는 건 삼진을 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친다는 데 있다. 1991년 백인호(.232) 1989년 노찬엽(.287) 2012년 정근우(.266)는 모두 타율이 3할대 미만이었지만 올 시즌 이용규는 3할6리의 타율을 치고 있다. 손목 부상에서 돌아온 4월에는 15경기 2할1푼8리로 주춤했지만, 5월 25경기에서 3할5푼3리로 폭발하며 보란 듯 3할대 타율에 복귀했다.
이용규는 "앞에서 (정)근우형이 많이 살아나가면서 나에게 더 좋은 타격 기회가 오고 있다. 상대팀에서 주자와 타자를 모두 신경 쓰다 보니 유리한 면이 있다"며 "팀 분위기가 좋다. 고참 형들과 후배들 중간에서 지금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