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5이닝 역투’ 장시환, kt 선발진 진입 ‘청신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01 21: 41

kt 위즈 우완 투수 장시환(29)이 팀의 토종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장시환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5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은 비록 0-2로 패했지만 향후 토종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는 데는 무리가 없는 투구로 토종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 시즌부터 kt의 수문장으로 1이닝은 물론 2~3이닝의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마운드를 지탱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장시환은 지난달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까지도 18경기 등판해 1승3패 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조범현 감독의 배려와 큰 그림이 숨어 있는 엔트리 말소였다. 당시 장시환에 휴식을 주면서 선발 전환을 위한 시간을 주는 성격이 짙었다. 조 감독은 “장시환의 선발 전환은 지난해부터 계속 생각한 것이었다”고 밝히며 즉흥적으로 결정한 사항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장시환은 이날 엔트리 등록과 함께 선발 등판했다. 넥센 소속이던 지난 2012년 9월 16일 목동 한화전 이후 1354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완급조절이 관건이다”는 조범현 감독의 우려도 있었지만 장시환은 선발 투수로 역할을 충실히 했다.
1회 장시환은 선발 투수로 적응 시기가 필요한 지 흔들렸다. 손아섭, 김문호, 김상호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장시환은 이내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아두치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최준석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실점 하긴 했지만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강민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1회를 무사히 넘겼다.
이후 장시환은 순항을 펼쳤다. 2회를 공 10개로 마무리 했고 3회와 4회 각각 볼넷 한 개씩을 허용했지만 실점을 막았다. 마지막 이닝이었다. 5회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하긴 했지만 위기에서 아두치를 중견수 뜬공으러 돌려세워 위기 관리 능력까지 과시했다.
특히 빠른공의 위력은 투구수를 거듭할수록 떨어지지 않았다. 장시환은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한 5회에도 최고 149km의 빠른공을 찍으면서 체력과 완급조절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또한 최고 140km까지 나온 날카로운 고속 슬라이더(27개)와 144km까지 나온 포크볼(15개), 낙차 큰 커브(14개)까지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선발로서 연착륙할 수 있는 희망을 비췄다.
kt는 현재 토종 선발진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는 선수는 좌완 정대현(1승 3패 ERA 5.15) 뿐이다. 주권이 지난달 27일 수원 넥센전에서 완봉승을 거뒀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엄상백과 정성곤 등 기대했던 젊은 투수들이 생각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한 요한 피노, 들쑥날쑥한 트래비스 밴와트와 슈가 레이 마리몬 등 전체적으로 선발진이 안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장시환이 첫 선발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이면서 토종 선발진에 대한 희망도 부풀어 오를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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