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우던 한국이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환상 프리킥 득점에 무너졌다.
1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한국과 스페인의 친선경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한국이 54위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당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은 생각보다 좋은 모습으로 스페인을 상대했다.
한국은 점유율 싸움에서는 스페인에 밀렸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압박과 수비 직후 공격 전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 8분에는 윤석영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 손흥민의 위협적인 침투 이후의 슈팅 등 스페인을 놀라게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좋은 경기력은 전반 30분 이후 보기 힘들었다. 스페인이 전반 30분 선제골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간 것. 스페인은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키커로 나선 실바가 골로 연결했다.
흠 잡을 수 없는 프리킥 골이었다. '환상적이다'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왼발로 감아찬 실바의 슈팅은 수비 벽을 넘은 뒤에도 크게 휘었다. 골키퍼 김진현은 궤적을 예상하고 몸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손에 닿지 않았다. 공은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단 한 골이었지만 충격은 그 이상이었다. 견고한 모습을 보이던 한국 수비진은 흔들림이 역력했다. 불과 2분 뒤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장현수의 헤딩 패스를 골키퍼 김진현이 놓치면서 빌미를 제공했고, 전반 38분에는 김기희와 김진현의 의사 소통 실패로 놀리토에게 골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 들어 분위기를 추스렸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은 하지 못했다. 스페인의 기세는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태였다. 한국은 8분 만에 내준 3골을 만회하기는커녕 후반전에 3골을 더 내줘 1-6으로 패배했다. 한국으로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바의 프리킥 득점에 당한 꼴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