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연발' 김진현, 4년 전 악몽을 지우지 못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6.02 01: 21

슈틸리케호의 넘버원 수문장을 꿈꾸는 김진현(29, 세레소 오사카)이 4년 전의 악몽을 재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4위)은 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서 끝난 스페인(6위)과 A매치 친선경기서 1-6으로 대패했다.
한국은 이날 스페인과의 전력 차를 실감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6실점한 끝에 5골 차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A매치 10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16경기(몰수승 포함) 연속 무패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김진현은 이날 스페인전서 선배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을 따돌리고 골키퍼 장갑을 꼈다. 김진현에겐 단순한 강호와의 A매치가 아닌 남다른 기억이 있는 한 판이었다.
김진현은 지난 2012년 5월 30일 스페인과의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당시 그는 4골이나 허용하며 무적함대의 위용을 절감했다. 25세의 어린 나이에 쓰디 쓴 보약을 삼킨 셈이었다.
김진현의 입지는 4년 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당시 서드 골키퍼에 그쳤던 김진현은 김승규(비셀 고베)와 넘버원 수문장을 다투는 한국 대표 문지기로 성장했다.
김진현은 4년 전의 악몽을 지우려 했다. 전반 중반까지는 눈부신 선방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듯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중거리 슈팅과 헥토르 베예린의 결정적인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거기까지였다. 전반 30분을 기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다비드 실바에게 자로 잰 듯한 프리킥 선제골은 손 쓸 도리가 없었다. 사각지대를 향하는 슈팅이라 김진현이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2분 뒤 추가 실점은 아쉬웠다. 김진현이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장현수의 백패스가 다소 짧기는 했지만 골문을 비우고 나와 공을 잡았다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스페인은 덕분에 파브레가스가 손쉽게 추가골을 넣을 수 있었다. 김진현은 전반 38분에도 놀리토에게 세 번째 실점을 내주며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김진현은 후반 초반에만 2골을 더 내줬다. 시작 5분 만에 김진현과 중앙 수비진의 실수가 있었다. 김진현은 상대 코너킥서 펀칭을 하러 골문을 비우고 나왔지만 처리하지 못해 알바로 모라타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수비진은 박스 안에서 단 1명을 마크하지 못했다.
김진현은 후반 44분에도 상대의 침투패스를 잡았다 놓치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모라타에게 쐐기골까지 헌납했다. 김진현으로서는 잊고 싶을 스페인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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