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스페인을 상대로 똑같은 모습을 답습해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한국(FIFA 랭킹 54위)은 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서 끝난 스페인(6위)과 A매치 친선경기서 1-6으로 대패했다.

한국은 이날 스페인과의 전력 차를 실감하며 5골차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A매치 10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16경기(몰수승 포함) 연속 무패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축구 종주국 EPL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후반 16분 이재성(전북)고 교체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벤치에 앉기 전 수건을 던지며 경기력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손흥민 본인이 가장 아쉬운 상황이지만 이는 슈틸리케호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날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성남)의 후방에서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스페인 측면을 돌파해 공격 기회를 만들어야 할 임무를 맡았다.
경기 시작만 하더라도 손흥민은 돌파에 이어 강력한 슈팅을 시도, 자신의 기량을 뽐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거기까지였다. 전반 8분 강력한 왼발 슈팅을 제외하고는 손흥민의 움직임은 시원찮았다.

한창 활발한 모습을 보였던 레버쿠젠 시절 손흥민은 폭발적인 돌파에 이어 벼락같은 슈팅이 장기였다. 레버쿠젠 공격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전술적으로도 손흥민의 움직임을 살릴 수 있는 전술이 사용됐다.
측면의 공간을 비우고 문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서 자신의 입지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하지만 올 시즌 토트넘에 입성하면서 손흥민의 장점은 완전히 없어졌다. 해리 케인을 비롯해 능력있는 공격수들이 다수 포함된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철저한 주전경쟁을 펼쳤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기회가 있었지만 부상을 당하며 타의로 기회가 없어졌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손흥민의 장점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있었지만 그를 위해 팀 전술을 짤 이유는 없었다. 그를 대신해 공격을 펼칠 선수가 많았다.
부상서 복귀했지만 손흥민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간결한 플레이 보다는 선이 굵은 플레이가 장점인 손흥민이기 때문에 수비가 집중된다면 문제가 발생하 소지가 컸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손흥민만을 위한 전술을 만들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물론 최전방 공격수가 제 몫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흥민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전 대표팀 감독들 뿐만 아니라 슈틸리케 감독도 손흥민만을 위한 전술은 만들지 않았다.
설상가상 이날 경기서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많지 않았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린 후 스피드가 폭발해야 하는 손흥민의 특성이 나오기 힘들었따. 그 결과 손흥민의 움직임은 줄어 들었고 결국 그에게 제대로 된 패스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이미 틈이 적은 그물을 쳐 놓고 기다리던 스페인 수비를 손흥민이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이날 손흥민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결국 지난 시즌 손흥민이 가졌던 딜레마가 스페인전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 물론 앞으로 스페인과 같은 강팀을 만날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손흥민 개인적으로나 슈틸리케호도 모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경기였다. 최종예선과 리우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손흥민에게 스페인전은 다시 한번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경기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잘츠브루크(오스트리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