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K리거 > 후보 해외파, 슈틸리케호 현주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6.02 05: 00

주전 K리거가 후보 해외파보다 더 잘했다. 슈틸리케호의 현주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54위)은 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서 끝난 스페인(6위)과 A매치 친선경기서 1-6으로 대패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6골이나 내준 것은 지난 1996년 12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 2-6 패배 이후 20여 년 만이다.
한국이 스페인과의 전력 차를 실감한 한 판이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6실점한 끝에 5골 차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A매치 10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16경기(몰수승 포함) 연속 무패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간 슈틸리케호 전력의 상당 부분은 해외파가 차지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중심을 잡았다. 아우크스부르크 삼총사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도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스페인전은 달랐다. 해외파가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본연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소속팀 입지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이 못 뛰니 경기력이 좋을 리 없었다. 축구 선수는 뛰어야 한다.
손흥민을 비롯해 윤석영 등 올 시즌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해외파의 경기력은 전체적으로 낙제점에 가까웠다. 석현준(포르투)만이 제 몫을 했다. 어느 한 명 잘한 선수가 없었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걸 감안 하더라도 짙은 아쉬움을 지우지는 못했다.
반면 후반 중반 투입된 K리거들은 펄펄 날았다. 특히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선두 경쟁을 이끄는 미드필더 이재성과 주세종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주세종은 중원에서 맹활약했다. 볼배급과 슈팅 등 무적함대가 자랑하는 미드필드진을 상대로도 뒤지지 않았다. 후반 38분엔 중거리포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재성은 우측면에서 꽉 막혀 있던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마치 윤활유 같았다. 전북에서 보여주던 모습 그대로였다. 패스, 움직임, 활동량 등 짧은 시간을 뛰고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주세종의 골도 군더더기 없는 이재성의 패스에서 비롯됐다.
1경기로 모든 걸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해외파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지금은 아니다. 주전으로 활약하는 K리거의 몸상태가 더 좋았다. 소속팀이나 선수의 이름값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오는 5일 체코와의 일전을 앞둔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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