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강영식의 믿음, ‘동료들이 있기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02 06: 21

동료들에 대한 믿음만큼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있을까.
롯데는 최근 윤길현이 고관절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불펜진의 공백이 커졌다. 우완 윤길현의 공백은 정대현과 홍성민, 이정민으로 번갈아가면서 베울 수 있었다. 이미 조원우 감독이 언급한 내용이다.
그러나 좌투수 자리의 적임자를 찾아야 했다. 좌타자와 우타자의 상성을 고려하는 롯데의 투수교체 특성상 좌타자가 많이 포진한 팀, 그리고 한 이닝에 좌타자가 대거 들어설 상황에 좌완 불펜진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런 가운데 현재 롯데는 강영식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고, 팀의 고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인 것을 확인했다.

강영식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이날 강영식의 등판은 위기 상황에서 이뤄졌다. 1-0, 살얼음판 리드를 잡던 7회초 앞선 투수 정대현이 대타 전민수에 볼넷을 내주고 김선민을 희생번트로 처리하며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등판 했다.
롯데로서는 앞선 이닝에서 숱한 위기를 이겨낸 뒤 찾아온 마지막 고비였다. 하지만 강영식은 좌투수 상태 타율 4할5푼7리(46타수 21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한 대타 이진영을 상대로 침착해야 했다. 결국 풀카운트 접전 끝에 몸 쪽에서 떨어지는 131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일궈냈다.
2사 2루에서는 이대형을 손쉽게 처리했다. 1B2S에서 바깥쪽 홈플레이트를 걸치는 133km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종결했다. 강영식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롯데로서는 고비를 넘겼고 8회말 1점을 더 추가해 2-0의 신승을 거뒀다. 이날 강영식의 활약은 더할 나위 없었다.
현재 강영식은 18경기 등판해 8⅔이닝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이다. 경기 수와 소화 이닝에서 보듯 역할은 철저히 제한돼 있다. 하지만 제한된 역할 가운데서도 제 몫을 해내며 윤길현이 없는 롯데 불펜진의 윤활유을 하고 있다. 이명우가 엔트리 말소된 뒤 롯데의 온전한 좌완 불펜은 강영식 뿐이었는데 강영식이 원포인트와 함께 필승조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강영식은 지난 4월 중순, 어깨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지난달 6일 1군에 다시 등록됐고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4푼1리(29타수 7안타), 피OPS 5할9푼4리로 준수하다. 복귀한 뒤에도 10명의 승계주자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강영식은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현재의 호성적을 평가했다. “재활군에 다녀온 뒤 아직 내 구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속상하다“는 강영식이다. 하지만 이내 “다행히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데 내가 주자를 남겨두고 내려오더라도 뒤에 좋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강영식을 보다 편하게 했다.
아울러 “코치님들께서 컨디션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 깊은 교감을 느끼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현재 롯데 코칭스태프에 대한 고마움도 덧붙였다. 과연 강영식이 꾸준히 롯데 불펜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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