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힘' 최형우-조동찬, "와이프 같은 친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6.02 05: 50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외야수)와 조동찬(내야수)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 지난 2002년 나란히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와 조동찬은 대구라는 낯선 땅에서 서로 의지하며 우의를 다졌다.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늘 함께 했다. 이들의 끈끈한 우정은 형제애 못지 않다.
최형우는 리그 최고의 4번 타자로 우뚝 섰고 조동찬은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을 떨쳐내고 드디어 올해 숨은 재능을 만개했다. 이들은 "함께 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야구하자"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최형우가 바라보는 조동찬 그리고 조동찬이 바라보는 최형우는 어떤 모습일까.
최형우, "동찬이는 세상에 한 명 뿐인 정말 좋은 사람"

-올 시즌 조동찬의 활약을 보면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계속 부상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동기들 모두 같은 마음이다. 항상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는데 뜻대로 되지 않으니 아쉬웠다. 이제 올라와서 잘 하니까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감회가 새로웠다.
-조동찬의 재활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야구 인생에 큰 타격을 입을까봐 정말 걱정 많이 했었는데 보란듯이 돌아와서 기쁘다. 이젠 다치지 말고 계속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뿐이다.
-조동찬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최형우는 와이프와 같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정말 고맙다. 요즘 늘 함께 어울려 다니는데 이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내 입장에서도 동찬이를 와이프 같은 친구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늘 서로 의지하는 사이다. 그런데 동찬이가 요즘 너무 많이 변했다. 틈만 나면 상대 투수들의 성향과 자신의 타격 자세에 대해 물어본다. 정말 적극적이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말이다. 타석마다 옆에 와서 계속 물어본다.
-친구로서 어떤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나 뿐만 아니라 동찬이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마음일 것 같은데 정말 착하고 배려심 깊고 주변 사람들 잘 챙기고 너무 많다. 세상에 한 명 뿐인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조동찬이 협상 테이블에 함께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나한테 늘상 하는 말이다. 그만큼 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미 아닐까. 나를 생각해줘서 고맙다.
-야구 선수로서 조동찬이 장점은 무엇인가. 올 시즌 예상 성적은.
▲동찬이는 남들이 가질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 수비도 잘 하고 무릎 부상 탓에 예전 만큼 뛸 수 없지만 장점이 아주 많은 선수다. 지금의 야구 열정을 유지한다면 확 달라진 동찬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동찬이가 타율 2할9푼~3할 20홈런 이상 쳤으면 좋겠다.
조동찬, "형우의 능력을 가져온다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
-5월 29일 문학 SK전서 4번 최형우 5번 조동찬이 적힌 전광판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우리가 야구 끝날때까지 중심 타자 함께 할 수 있을까 한 번씩 이야기했었어. 프로 들어와서 이런 날이 올까 했는데 왔다. 짜릿했다. 형우는 항상 잘 치는 타자 내가 요즘 잘 맞고 있어 중심 타선 한 번 이뤘는데 아주 기분 좋은 날이었어. 더욱이 팀도 이겨 기쁨이 배가 됐다.
-둘이 있으면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가.
▲아무래도 그동안 공백기가 있다 보니 낯선 투수들이 많다. 경기 도중에도 형우에게 귀찮을 만큼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정말 고맙다. 밥 한 번 제대로 사겠다.
-기나긴 재활 기간을 보내면서 최형우가 어떠한 도움을 줬는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자주 볼 수 없지만 자주 통화하다보니 늘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복적인 재활 훈련을 하면서 많이 지칠때마다 형우의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
-동기들 가운데 최형우와 유독 더 친한 것 같다. 다른 동기들이 질투하진 않는가.
▲형우는 초등학교 코흘리개 시절부터 알고 지낸터라 더 가깝다. 그러고 보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그렇다고 동기들이 질투하는 건 없다. 서로 다 친하다. 83 라인의 팀워크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야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최형우의 장점 가운데 하나를 가져올 수 있다면.
▲형우의 정확성과 금강불괴 같은 내구성이 부럽다. 형우는 아무리 아파도 어떻게 해서든 경기에 나간다. 그렇게 나가도 성적이 좋다. 형우가 가진 타격 능력이 정말 부럽다.
-그러한 능력을 가져온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상상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
-올 시즌 홈런 페이스가 좋다. 둘이 홈런 몇 개 합작하자는 이야기를 나눌 것도 같은데.
▲홈런 같은 건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배트 중심에 맞추는데 초점을 두려고 한다. 욕심을 내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최형우를 비롯한 동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나이도 나이인 만큼 건강 생각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하면 좋겠지만 항상 현재가 제일 중요하니까 현재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세월이 흘러도 지금처럼 잘 지내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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