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고원준 트레이드, 모두 웃을 수 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6.02 06: 16

데뷔전은 고원준이 빠를 것으로 예상
구위는 노경은 우위 평가, 윈-윈 여부 관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투수 맞트레이드가 윈-윈이라는 결론을 빠르게 맺을 수 있을까.

양 팀은 지난달 31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은 노경은(32)을 롯데로 보내고 고원준(26)을 받아들였다. 이미 두 투수는 새 팀의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까지 가졌다. 롯데의 조원우 감독은 노경은을 퓨처스리그로 보내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다.
반면 고원준은 노경은보다 좀 더 일찍 새 팀에서 첫 선을 보일 가능성이 생겼다. 김태형 감독은 1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일요일 선발로 고원준이나 진야곱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마산 NC전에서 장원준이 124구를 던짐에 따라 4일 휴식 후 등판은 무리라는 판단이 섰고, 이에 5일 잠실 SK전 선발로 다른 투수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진야곱, 고원준이 가장 유력한 2명의 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트레이드의 승패는 둘 중 누가 더 잘하느냐만 놓고 결론지을 수 없다. 둘의 활약도가 다소 차이를 보이더라도 둘 다 기존 팀에 있을 경우 기대할 수 있던 만큼의 활약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인다면 윈-윈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것보다 좋은 결과나 나온다면 상대에게 더 도움이 됐다고 해도 윈-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노경은은 이미 두산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였다. 그가 절치부심하더라도 두산에서 기회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고원준 역시 손승락, 윤길현 등이 영입된 롯데보다는 우완투수 숫자가 부족한 두산에서 기회의 폭이 확대될 수 있다.
두산은 이번 시즌 중 소속 팀 선수에게 길을 열어주는 트레이드를 두 건이나 단행했다. 1루수로 1군에 뿌리를 내리기 힘들었던 유민상을 kt 우완투수 노유성과 바꾼 것, 팀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노경은을 롯데로 보내준 것 모두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었던 부분이 있었다. 이 두 번의 결정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도 관심거리다. 일단 노유성보다는 즉시 전력으로 판단된 고원준이 먼저 나선다.
롯데는 구위 면에서 고원준보다 우위를 보인 노경은을 높게 평가해 두산에서 뛰기 어려워질 정도로 궁지에 몰렸던 그를 영입했다. 부진한 시기에도 구위만큼은 누구 못지않았던 노경은이기에 6세나 젊은 고원준을 내줄 수 있었다. 현재 공동 6위인 롯데의 순위가 이번 결단 이후 상승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두산은 구단과의 관계로 인해 사실상 활용이 어려워진 노경은 대신 그보다 젊은 고원준을, 롯데는 고원준보다 나은 구위를 지녔다고 본 노경은을 얻어 거래가 성사됐다. 누가 더 이익을 보는지는 1~2년 안에 이야기하기 이르지만, 윈-윈인지 아닌지는 생각보다 일찍 알게 될 수도 있다. 두 투수 모두 비교대상은 트레이드 상대가 아니라 과거 몸담았던 팀에 있었던 자신의 모습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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