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지각 외인영입, 2년 전 실패 반복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6.02 05: 50

뒤늦게 한국땅 밟은 코프랜드, 7경기째 고전
LG, 외인 영입전략 다시 설정해야
스캇 코프랜드의 실패를 단정 짓는 게 아니다. LG의 움직임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코프랜드가 반등하더라도, LG의 외국인 영입전략은 앞으로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LG는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외국인선수 영입을 마쳤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순조롭게 영입이 진행되는 듯싶었던 펠릭스 듀브런트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고, 레다메스 리즈도 일본 라쿠텐과 계약하면서, 장기전으로 전략을 세웠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나 40인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한 선발투수를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LG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외국인 스카우트 경험이 풍부한 수도권 팀 지도자 A는 “승산이 있는 전략이다. 어차피 투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몸을 다 만들어 놓는다. 개막전 로스터에서 한 끗 차이로 떨어진 투수라면, 그만큼 경쟁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한국무대에서 성공할 투수가 올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 투수 B는 “한국야구와 미국야구는 차이가 크다. 먼저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며, 경기템포도 차이가 많이 난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가 한국에 오더라도 적응과정이 필요하다.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그리고 시범경기를 하면서 차차 적응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되면 많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6 정규시즌의 막이 올랐고, LG는 4월 9일에 코프랜드와 계약을 발표했다. 4월 22일 데뷔전을 치른 코프랜드는 지금까지 총 7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코프랜드의 투구를 보면, B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코프랜드는 지난 1일 잠실 KIA전까지 총 34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6.62 WHIP 2.03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전부터 험난했다. 코프랜드는 고척 넥센전에서 한국 야구장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3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과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부분에선 지금까지도 애를 먹고 있다. 기대만큼의 구위는 지녔으나, 그 외에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하다. 미국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다르게 볼넷이 많고(9이닝당 볼넷: 지난해 트리플A 2.7개·올해 KBO리그 7.4개),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도 부족하다(유주자시 피안타율: 지난해 트리플A 0.264·올해 KBO리그 0.375). 
코프랜드가 앞으로 반전을 이룰지도 모른다. 실제로 코프랜드는 한국에서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 지난 KIA전에선 올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다른 외국인투수들처럼 정상적으로 한국 선수들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2016시즌을 준비했다면, 완전히 다른 기록을 찍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프랜드가 앞으로 아무리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LG의 외국인선수 영입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 LG는 2년 전에도 가장 늦게 외국인선수를 영입한 바 있다. 당시 LG는 2014년 스프링캠프에서 레다메스 리즈가 무릎 수술을 받게 되면서, 리즈 대체자 찾기에 나섰다. 올해와는 달리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터지며 외인영입 장기전에 들어갔다. 
LG는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스프링캠프에 나섰으나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된 에버렛 티포드를 영입했다. 하지만 티포드도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20경기 99⅔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24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이탈하며 팀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티포드 영입에 앞서 LG 구단은 리즈급 투수를 데려올 것이라 언급했으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외국인선수도 한국야구 적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외국인선수를 시즌 중에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시즌 중 팀에 합류한 외국인투수가 성공하는 경우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LG도 페타지니와 히메네스 외에 시즌 중 교체로 합류한 외국인선수가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적응기가 중요하다. LG의 지각 외인영입은 절대 반복 되서는 안 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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