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만난 한국, 성급하게 대양 나선 개구리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6.02 06: 29

개구리가 대양에 나서서 커다란 배와 만난 꼴이었다.
처참하게 당했다. 반박의 여지가 없다. 1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스페인과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1-6으로 패배했다. 한국이 한 경기서 6실점을 한 것은 1996년 12월 16일 이란과 아시안컵 8강전(2-6 패배) 이후 20년 만이다.
준비가 안 됐다.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혹평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격에서 위협적인 순간은 주세종의 만회골을 포함해 2~3 장면밖에 없다. 수비는 지적할 것이 산더미다. 수비수들의 판단력, 수비수와 골키퍼의 의사소통 모두 문제가 됐다.

한국은 스페인전에 앞서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대표팀의 역사를 바꾼 기록이다. 그러나 스페인을 만나면서 의미 없는 기록이 됐다. 지금까지 엄청난 수비를 자랑했지만 세계적인 강호를 만나면서 아시아 국가에게만 엄청난 수비가 되버리고 말았다.
한국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 문제는 우물을 벗어나자마자 엄청난 상대를 만났다는 것이다. 대양을 누비고 있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이제 우물 안에서 벗어난 개구리 한국이 맞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첫 유럽 원정을 떠나기 전 스페인과 대결에 대해 "단순한 스파링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맞으면서 틀린 것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스파링 파트너를 넘어 동등한 위치에서 스페인과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실은 스파링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없는, 크게 뒤처지는 축구 변방에 불과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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